게티아마법
악령소환술
최고의 악령 바엘(Bael)
'게티아마법(Goetia Magic)'은 악령을 인간의 의식으로 소환해서 연결시키는 것과 관련된 마법이다. 구약시대에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세시대에 크게 유행한 것으로, 악마세계의 여러 군단과 지옥의 천사들을 부르는 주문(invocation)에 관한 중세의 필사본인 '레메게톤(Lemegeton)' 혹은 'Lesser Key of Solomon(솔로몬의 작은 열쇠)' 의 네 부분 중 첫 부분에 해당한다고 전해진다. 게티아 마법을 [the Goetia : the Lesser key of Solomon the king] 라는 제목아래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은 현대의 명망있는 악마주의자인 알레이스터 크라울리(Aleister Crowley, 1875-1947)였다.
이 강력한 마법은 솔로몬 왕이 대지의 악령들을 모두 모아 청동으로 만든 솥에 가두었다는 전설을 기반으로 한다. 즉 게티아 마법이란 그때 가두어진 72개의 악령들을 하나씩 불러내서 각각의 악령들이 가지고 있는 권능을 이용하는 마법이다. 악령들은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법서가 가르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이들을 부리려다 오히려 마법사 자신들이 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각 악령을 부를 때 쓰는 봉인들은 악령을 불러내는 힘을 가짐과 동시에, 악령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수호부적이기도 하다.
게티아마법서는 72개 악령을 불러내는 주문과 함께, 정령 각각의 고유한 이름과 상징을 설명한다. 또한 그들의 특수한 능력과 직무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악령의 힘들은 영적이고 초월적인 권능에서부터 매우 일상적인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사자의 혼을 강령시키며(무르무르), 세속적 권위를 파괴(아가레스)하고, 창조의 진리(퍼존) 혹은 숨겨진 진실에 관여하며(바사고, 아스타로스), 과거, 현재, 미래의 일을 꿰뚫는 예지의 힘(구시언, 오로바스, 하우레스)을 가졌고 또한 적과 친구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해준다.(말파스) 나아가 자연을 다스리며(바다의 악령 포카로어, 물의 악령 베파), 동물의 소리를 듣거나(바르바토스), 비금(非金)을 금이나 동전으로, 물을 포도주로 바꾸며(하아겐티, 자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주는(포라스) 등 인간이상의 권능을 가지고 있다.
한편 그들의 능력은 인간의 차원에서 실용적인 도움을 준다. 우선 여러 악령들이 학문의 여러 분야를 담당한다. 점성술(푸르카스, 알로케스, 아미, 안드레알푸스)과 수사학(푸르카스, 키메이스), 일반교양(사미기나), 인문학(파이몬), 철학(뷰어), 예술과 과학(단탈리온), 기계(마르바스), 별이나 약초, 암석, 귀금속, 나무, 동물(카미오)에 대한 지식을 알려준다(마락스, 스톨라스, 비프론스, 오리아스). 싸움과 전쟁을 일으키는 궁사이며 전사 혹은 전략가(레라제, 에리고스, 마르코시아스, 할파스, 사브녹)이기도 하며, 치유(마르바스, 뷰어)와 화해(아몬, 보티스)를 맡는 정령도 있다. 여행을 수호하고(바신), 인간에게 부와 지혜, 능숙한 말솜씨를 주며(뷰네, 로노베, 포르네우스), 추진력(베리스), 재치와 대담함(이포스, 아임, 발람), 아름다운 목소리를 선사(파이몬)한다. 높은 직위를 갖게 해주며(오로바스), 우정을 지켜주고(포르네우스), 잃어버린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아주기도 한다.(나베리우스) 이 밖에도 숨겨진 물건을 찾거나(바인), 도둑을 잡아서 벌주며(안드로말리우스), 왕궁의 보물을 훔쳐다주기도 한다.(라움, 샥스)
그런가하면 참으로 악령답게 학살과 살인의 창조자(글라샤-라볼라스)이며, 상처를 썩고 곪아 구데기가 끓게 만들어 사람을 3일만에 죽일 수도 있고(베파, 레라제), 아기를 낳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제퍼) 마지막으로 악령들은 인간의 감정을 조절한다. 사람을 무감각하고 무관심하게 만들거나 증오를 일으키고(가아프), 불화를 조장하는가 하면(안드라스), 사랑의 감정에 여러 방식으로 관여한다. 남자를 위해 여자의 사랑을 얻게 해주며(부알, 그레모리), 사랑에 빠지게 하거나(벨레스, 살로스, 단탈리온) 맺어주고(시트리, 제퍼), 더욱 깊게 해주기까지(푸르푸르)한다.
지옥에서 온 이들 마법의 악령은 어딘지 어둡고, 음울하며 파괴적인 일에만 관여할 것 같다. 하지만 게티아의 악령들은 이런 첫인상을 넘어서, 인간 삶 전반에 밀접하게 관여하며 인간을 돕는 정령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