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의 마지막 프로그램이 과연 어떤 내용일지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여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은 김연아의 피겨 인생을 마무리 하는 역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동안 김연아는 예상을 깬 파격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예술적 감수성으로 피겨계에 충격을 던졌다. 김연아가 소치 올림픽에서 보여줄 연기 역시 자신만의 개성을 짙게 담은 작품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 프로그램은 '스토리가 있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연아는 그동안 영화나 뮤지컬 등 뚜렷한 스토리 라인을 지닌 작품을 선호했다. 이 중 가장 파격적이었던 건 ‘본드 걸’로 변신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김연아는 우아한 클래식을 연기한 다른 선수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쪽 어깨가 드러난 의상을 입고 ‘제임스 본드 메들리’(쇼트 프로그램)에 맞춰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시즌(2006-2007)에도 영화 물랑루즈의 삽입곡 ‘록산느의 탱고’를 선택했다. 이듬해 연기한 '미스 사이공'과 지난 시즌 '레미제라블(이상 프리 프로그램)'은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의 뮤지컬 작품이다.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심판이사는 “프로그램 구성점수(예술점수 PCS) 부문에서는 곡 해석 능력이 뛰어난 선수, 관중과 호흡하는 선수가 좋은 점수를 받는다”며 “김연아는 감정전달 능력이 뛰어나다는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스토리가 담긴 음악과 안무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올림픽 시즌이기 때문에 김연아가 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감동’과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을 선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연아의 2010-2011 시즌 프리 프로그램인 '오마주 투 코리아'는 한국과 한국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장중함과 애절함이 어우러진 '레 미제라블'은 가장 감동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방상아 SBS 피겨 해설위원은 “김연아는 항상 뛰어난 곡 해석 능력을 보여왔다.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인 만큼 감동과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편 김연아는 4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캐나다에 머물면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함께 다음 시즌 프리 프로그램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는 측근에게 “새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고 귀띔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