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The Review>의 저자 김영대 평론가의 분석
“우리나라 기자들이 왜 BTS에 대해 평가절하 하느냐, 덜 다루느냐, 축소 보도하느냐. 실제 현상을 따라잡지 못하는 일종의 문화지체 현상도 있고. 나이 든 데스크들은 과거 자기가 ‘국뽕’ 보도했던 걸 떠올리면서 지레짐작하는 것도 있고. 업계에서는 자신들 영향력 바깥에 있는 존재가 불편하고 자기들 이익이랑 배치돼서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고.
기자들은 자기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존재가 등장했다. 자기들이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존재여야 하는데, 무시하고 싶거나 별거 아니여야 하는 심리 상태가 됐을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도 있고. BTS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하는 그룹인가, 싶어서 의도적으로 공격을 하죠.”
“‘지금 (BTS가) 받는 게 대수로운 장르는 아니잖아.’ 이렇게 뭔가 알게 모르고 (BTS의) 성과 자체를 별거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고 싶은 무언가가 느껴졌다. 기사의 양도 상대적으로 너무 적죠. 오늘 기사를 보면서도, 단 한 분(의 기자)도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더라. BTS가 후보에 오른 부문이 팝 부분이란 사실이다. 여기서 팝은 알앤비, 힙합과 같은 장르의 이름이기도 하다. 팝 스타일이란 거다.
또 하나는 어떤 의미가 있느냐면 팝이란 건 그냥 보편적인 대중가요를 의미한다.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장 대중적인 라디오 채널에서 하루 종일 나오는 음악들을 팝음악이라고 한다. 이런 팝은 지금 미국사회에서 가장 인기 있고 가장 주류이고 그들 사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그런 부문인 거다.” (김영대 평론가)
김 평론가가 그런 확신을 한 것이 바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 직후라고 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선정 소식에 대해 문의하는 기자들이 던지던 질문의 의도 자체가 이상했다고 했다. 김 평론가의 이러한 분석은 그간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언론 보도를 바라보며 들었던 일말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준 평가라 할 만 했다.
왜 그럴까. 하나는 현재 언론이나 국내 음악 시장 모두 미국 팝 시장을 정통하게 분석할 전문가나 전문 기자가 많지 않다. 과거 1990년대까지 빌보드 팝 차트를 주요하게 분석했던 전문지나 전문 기자 역시 그 숫자가 희박해졌다.
미 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기도 했다. 3대 거대 기획사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호령하는 K-팝의 괄목할 만한 성장 덕분이기도 하지만, BTS에 대한 언론의 박한 평가는 그와는 다른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김 평론가의 그래미 어워즈에 대한 분석을 좀 더 들어보자.
“이건 한국적인 맥락에서 이해가 어렵다. 미국은 지역과 인종과 나이대 별로 시장이 굉장히 세분화돼있고, 거기에 따라 소비자들이 다 다르다. 그 소비자들이 각각의 시장을 형성해 있고, 그 시장 자체를 넘나든다는 의미로 ‘크로스오버’란 말을 쓴다. 이건 단순히 장르를 넘나든다는 말이 아니다. 이 말의 기원은 시장 자체를 넘나든다고 해서, 마이클 잭슨, 프린스, 조지 마이클, 프린스...
그게 팝이라는 거다. 장르와 상관이 없다. 팝이란 스타일이 물론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팝이란 건 우리말로 ‘가요’, 가장 제너럴한 미국 대중음악을 말하는 거다. 지금 BTS는 미국에서 팝 아티스트로서 대접을 받고 있고, 그 카테고리 안에 들어갔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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