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 애니에 대해 오랫동안 의문으로 가져왔던게
왜 일본의 애니들은 주인공이 대부분 청소년이거나 배경이 학교인가 하는 거였다.
뭐 청소년이나 학교배경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 편중이 지나치다는 거다.
청춘 연애/하렘 전쟁 애니의 주된 주인공도 대학생 뻘보다 고딩이 더 많다.
한국도 청소년 드라마도 있고 영화도 있지만 이정도로 압도적은 아니다.
아무래도 과거 애니는 시청자가 주로 아동이나 청소년이었으니
그들에게 친숙한 주인공이나 배경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웠다고 하지만
심야 애니는 더이상 그렇지 않지 않은가? 그런데도 일본애니의 고딩사랑은 여전하다.
하지만 그렇게 고딩/학교 생활로 설정하면 아무래도 그에 합당한 주제나 전개가
한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고 이건 다양성이나 수위를 제한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완전히 다른 미래사회나 이세계라고 해도 청소년/학교는 한정이 지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일본 애니에선 대부분 중딩고딩들이 현 세계건 이세계 건 다 구하니
그게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초딩 여자애도 세계를 구원하는 데 뭘..
그래서 그 원인은 나는 아마 익숙함이나 추억이 아닐까 한다.
일본의 성인들 대부분은 이미 중고딩은 다 경험했을 거지만
반면 대학 출신은 1/2 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일단 전 국민들이 그 시기의 각종 갈등이나 감정이나 인간관계를 다 경험하고
거기서 인싸, 앗싸, 왕따, 일진 등 축소판 사회나 인생의 단맛 쓴맛을 제법 보았을 테니
국민들 모두에게 익숙한 하나의 정형화된 세계관이 된 것이다.
마치 장풍이나 갑자, 무공초식에 익숙한 무협의 세계관이나
용과 마법이 검이 난무하는 중세풍 마법 세계관,
또는 "망극하옵니다"를 연호하는 한중일의 각나라의 사극 배경처럼
일본 학교는 각종 규칙이나 제한, 스탯, 발생하는 이벤트, 몬스터 등이
AD&D TRPG 룰북 같이 그 세계관에서는 정해진 익숙한 세계관이 아닐지.
일본 애니 시청자들은 바로 고등학교에서 모두 그런 보드게임 룰북에 마스터가 되어 졸업하니
일종의 아주 익숙한 게임 세계관이 되어 일본 애니 시청자 들의 사랑을 받는게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