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국주의를 비판하는 걸로 교묘히 위장하는데요.
지들도 대놓고 좋다고 할 만한 염치는 없으니까요.
문제는... 꼭 강하고 멋진 주인공이 군국주의 세력 쪽에 있어요.
그의 멋지고 매력적인 동료들도 함께 말이죠. 강하고 멋진 주인공과 그 동료들을 보며 그들에게 감정이 이입되다 보면...
군국주의는 나쁠 수도 있지만, 참 매력적이라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주입되지요.
군국주의를 비판한답시고, 군국주의에 대항하는 세력들은 더 무능하고 비도덕적으로 묘사됨으로써 쐐기를 박죠. 군국주의 비판이라기보단 전부 나쁘다는 양비론이죠. 이 다음 시청자(독자) 무의식의 흐름은... 어차피 다 나쁜 놈들인데, 멋있기라도 한 군국주의 세력 쪽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거지요. 군국주의가 나빠서 패했다기보다는 운이 없었다는 식으로 인식하게 되구요.
이 교묘한 장치가 있냐 없냐가 바로 우익애니냐 아니냐입니다.
엄연히 피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정말 뉘우치고 있는 가해자는, 자신이 폭력을 가했던 당시의 상황을 행여라도 피해자 앞에서 말하는 걸 피하는 겁니다. 그게 정상인의 센스입니다. 매너라면 매너이구요.
"내가 태권도 무슨무슨 기술로, 무에타이 무슨무슨 기술로 널 어떻게 때렸었는데... 그게 참 멋진 기술이지... 그 기술의 장점은 뭐고 단점은 뭐고... 첫번째 기술로 갈비뼈 3대가 나가고, 두번째 기술로 창자가 터졌었던 기억인데... 그건 다 나았니? 괜찮아? 근데 니가 그때 내 성질을 돋구었으니 너도 맞을 짓을 하긴 했어... 더구나 저항한답시고 너도 날 때리긴 했잖아. 뭐 솜방망이 주먹이라 딱히 아프진 않았었지만... 암튼 내가 성격이 더럽고 멍청해서 무도인의 자세를 잊었었네... 암튼 미안해..." 우익 애니의 태도가 딱 이런 가해자 같으니까 문제인 겁니다.
일본애니 좋아하며 오래 전부터 즐겨왔지만, 최근처럼 노골적인 경우는 없었어요. 참 우려스러운 일인데, 인지조차 못하는 분들이 몇몇 보여서 참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