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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2-22 21:01
[한국사] 압록강과 태자하의 어원 비교 분석
 글쓴이 : 보리스진
조회 : 1,982  

고려시대의 압록강이 요하였다는 연구들이 2010년대 중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학자에 따라서 압록강으로 비정한 강이 요하의 본류인 경우도 있고, 지류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태자하(太子河)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압록강을 사서에서는 압록수, 압록강, 압록, 압강으로 표기하였다. 한자는 압록(鴨淥)과 압록(鴨綠)이 쓰였다. 한자는 훈()과 음() 두가지로 나뉜다. 그러므로 어떻게 읽었는지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음()으로 읽었던 것으로 분석을 한다.

 

그런데 고대어를 분석하다보면 분명히 훈()으로 읽었던 사례가 등장한다. 압록강은 고대부터 중세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있었던 명칭이므로 읽는 법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다각적인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다.

 

훈몽자회(1527)에는 압()올히라고 하였다. 그리고 록()프를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압록(鴨綠)을 훈()으로 읽으면 올히프를이 된다. ()은 기재되지 않았으므로 알 수 없다. 압강(鴨江)올히강이고, 압록(鴨綠)올히프를이다.

 

그런데 금사지리지 동경로 요양부에는 태자하를 올로홀필라(兀魯忽必剌)라고 기재하였다. (遼陽倚東梁河國名兀魯忽必剌俗名太子河) 태자하는 현재 요녕성 본계시를 흘러가는 강이다. 여진어로 필라(必剌)는 강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올로홀 강이 된다.

 

또한 금사에는 올로홀필라(兀魯忽必剌)를 오륵호필라(烏勒呼必喇)라고 표기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륵()은 받침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만 발음하고 은 발음하지 않는다. 오륵(烏勒)로 발음된다. 따라서 오륵호필라(烏勒呼必喇)올호필라가 된다.

 

압록(鴨綠)올히프를이었고, 태자하는 올로홀필라또는 올호필라이다. 발음이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필라는 여진어로 강이라는 뜻이므로 올로홀강’, ‘올호강이 된다. 압강(鴨江)올히강이므로 발음이 동일하다.

 

우리말에는 역전앞이라는 말이 있다. 겹말이라고 부른다. 역전(驛前)이라는 단어 가운데, ()에는 앞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 뒤에 앞이라는 단어가 또 붙은 것이다. 압록(鴨綠)은 훈()으로 읽으면 올히프를이 된다. ‘프를은 여진어 필라와 대응되는 단어로서 강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이라는 글자가 추가되면 압록강이 되는데, 강이라는 뜻이 두 개가 겹치게 된다. 겹말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고려후기에는 심양왕과 고려왕으로 나뉘어 있었다. 심양을 기준으로 심양왕이 다스리는 영토 면적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심양왕과 고려왕의 영토를 가르는 경계선 역할을 한 강이 태자하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금나라 때부터 경계선이 이어져 왔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와 금사에는 보주(保州)의 일부는 고려의 영토였고, 일부는 금나라의 영토였다고 나온다. 내원성(來遠城)은 명확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다. 추정컨대 고려사에 정주(靜州)에 내원성(來遠城)이 있다고 하였으므로 고려와 금나라가 영토를 나눠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보주(保州)와 내원성(來遠城)은 요녕성 단동시에 있었던 지역이다. 고려가 분명히 이 지역을 영토로 하고 있었다는 것은 기록에 나온다. (여기서는 기록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그렇다면 고려와 금나라의 경계선이 되는 강으로 태자하를 꼽아볼 수도 있다.

 

조선과 명나라의 국경선을 분석해보면 60~100리 정도를 비워뒀다. 양 측의 영토 거리가 대략 60~100리 거리가 되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대략 하룻길을 가는 거리에 해당한다. 현재 치수로 하면 30km~50km가 된다.

 

그리고 고려시대 당시의 국경선을 살펴보면 지금의 인식과 매우 다르다. 한강을 예로 들면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는게 아니고, 태백과 강화도로 나뉘었다는 것이다. 강의 상류에 해당하는 수원지는 고려의 영토였고, 강의 하류는 요나라, 금나라, 원나라의 영토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의 수원지에 뚝을 쌓아서 강의 수위를 조절하고, 뚝을 무너뜨리면서 수공(水攻)을 펼칠 수 있었다. 적군이 이동을 할 때 강의 하류에서부터 시작해서 강을 따라 올라오는 구간이 존재했던 것이다.

 

구하(寇河) 또는 동요하(東遼河) 수원지를 압록강으로 비정한 연구도 있다. 전부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요하의 상류 또는 요하 지류의 상류는 고려의 영토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압록강을 말할 때 장백산이 따라오는 것이다. 고려의 경계선을 논할 때 산이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만주어로 압록강을 ‘yalu’라고 한다. 경계를 뜻한다고 하고, 우리말 발음은 얄루가 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조선초기의 압록강이 현재의 혼강(渾江)이었음을 알려주는 기록들이 존재한다. 명나라와 영토 협상을 맺으면서 태자하에서 혼강으로 이동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혼강에서 현재의 압록강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이전에 쓰던 명칭이 그대로 그 지역에 남아서 사용되었다. 조선왕조실록 등의 사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혼강 부근의 강줄기를 야로강(也盧江)이나 야뢰강(耶雷江)으로 표기한 기록들이 남아있는 것이다.

 

여기서 확인해볼 수 있는 사실은 압록강을 압록강으로 읽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야로야뢰등으로 읽었다. ()불규칙활용에 의거해서 받침이 언제든지 탈락할 수 있다. ()은 오륵호필라(烏勒呼必喇)의 사례처럼 으로 읽은게 아니고 받침로 읽은 것으로 보인다. ‘에서 받침 발음은 사라지고 발음만 남았다는 뜻이다.

 

불규칙활용은 아름답다에서 가 붙으면 아름다워라가 되어 이 탈락된다. ‘돕다에서 도우러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압록강을 압록강으로 읽은 것이 아니고 알로또는 아로로 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왕조실록 야로강(也盧江)이나 야뢰강(耶雷江)으로 표기된 연유가 바로 이것이다.

 

압록수와 압록강을 한자음()으로 읽으면 압록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서에 따르면 야로였고, 만주어로는 얄루라고 하였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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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햇살 23-12-24 11:58
   
이런 식의 연구 방향을 응원합니다~
고대사를 연구하려면 만주어 정도는 공부해야 된다고 봅니다.
     
보리스진 24-02-02 13:33
   
감사합니다. 영종햇살님 역사에 대해서 좋은 글 많이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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