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고고학이란게 있습니다. 구약에 나오는 지명을 찾아내서 성서의 기록을 사실화시키려는 학문입니다. 엄창나게 많은 돈과 인력이 들어갔으며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만 역설적이게도 성경기록과는 모순되게 현대고고학의 연구를 뒷받침해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예를들어 예리코는 여호수아전에 나오는 기록처럼 무너진게 아니라 거의 최초의 인류도시였다가 기후변화로 사람들이 떠났다는 결과 같은 것이죠. 소돔과 고모라도 파멸적인 비극이 아닌 단순 전쟁과 기후변화로 사람들이 떠났다는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기독교인들 믿음엔 하등의 상관이 없었습니다. 맞습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만들었다란게 기적이냐 과학적으로 가능하냐 따지는게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상기한 전설속엔 사실도 있고 꾸며낸 이야기도 있기때문입니다.
환단고기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환인ㅡ환웅ㅡ단군으로 이어지는 서사속에 사실과 상상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아닌지도 구분불가능입니다. 그런데 최소한 단군부터는 주요뼈대는 역사적 사실로 보입니다. 일연의 삼국유사와 중국기록을 보면 최소한 단군조선은 실재했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옹호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상호간 유념해야야할 원칙이 두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1.무조건 이유립의 창작물이므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주장입니다. 환단고기에는 조선시대서적에도 나오는 북애노인의 기록물이 있습니다. 원본은 규장각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순수한 이유립의 창작물이란건 거짓말입니다
2.일점일획도 다 맞는 얘기므로 환단고기엔 오류가 없다라는 주장입니다. 이건 성경무오론과 일치하는 교조적 주장입니다. 성경이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담고있지만 그렇다고 역사서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환단고기에도 중요한 사료가 담겨있지만 신화도 같이있습니다. 그래서 참고는 가능한 책이지만 역사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환단고기가 진서나 위서냐의 논쟁은 너무 웃깁니다. 아니 다양한 책을 엮어낸 일종의 편집서이고 일부분은 원전이 존재하는데 무슨 진서위서논쟁입니까. 역사학적으로 사료비판의 대상이 되는 부분과 그렇지않은 부분을 가려내서 사료비판의 대상이라면 연구와 토론을 통해 사료로 이용하면 됩니다. 아니라면 종교와 신념의 영역에 남기면 되는 것이죠. 이게 제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