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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3-24 15:43
[한국사] 가. 우리말 '아침' 연구
 글쓴이 : 감방친구
조회 : 1,337  

금(金)과 예(濊), 진(辰)의 의미망(意味網) 검토






가. 우리말 '아침'



우리말 아침의 옛말 자료로서 가장 오래된 것은 중국 북송(北宋) 말기의 문헌인 계림유사(鷄林類事)이다. 1103(고려 숙종 8), 봉사고려국신서장관(奉使高麗國信書狀官)으로 고려를 방문한 손목(孫穆)은 고려에 체류하며 얻은 여러 정보를 취합하여 총 3 권과 부록으로 구성된 계림유사(鷄林類事)를 집필하였는데 그 가운데 권3에 해당하는 방언(方言)에 총 365 개의, 당시 고려어가 채록(採錄)돼 있다. 365 개의 어휘 가운데에 아침의 당시 말이 있다.

 

旦曰阿慘 鷄林類事 卷三 方言

 

풀이하면 ()阿慘(아참)이라 한다인데 은 아침을 뜻하며 이에 대응하는 고려어가 阿慘(아참)’이라는 것이다. 阿慘의 당시 소리값은 북송(北宋) 대중상부(大中祥符) 원년(1008)에 완성된 운서(韻書)대송중수광운(大宋重修廣韻), 약칭 광운(廣韻)을 근거로 재구(再構)할 수 있다. 광운(廣韻)에 기술된 소리값과 이를 언어학자들이 재구한 것을 종합하여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반절값

烏何切七 廣韻·下平聲··

七感切八 廣韻·上聲··

재구값

 

ʔɑ

(베른하르드 칼그렌/鄭張尚芳)

ʔa

(에드윈 풀리블랭크)

 

 

 

 

tsʰăm

(베른하르드 칼그렌)

tsʰʌm

(鄭張尚芳)

tsʰəm

(에드윈 풀리블랭크)

 

한글

ᄎᆞᆷ

취합

아ᄎᆞᆷ

 

1103년 당시 고려 사람들은 아침을 아ᄎᆞᆷ이라고 했으며, 이는 오늘날과 당시의 말이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1103년에 아침이 아ᄎᆞᆷ이었다는 사실은 그 이전 시대에도 아침을 아ᄎᆞᆷ이라 했음을 짐작케 한다. 이 말과 이 말이 지닌 소리값이 매우 오래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우리 쪽 문헌에 나타난 가장 오래된 자료는 1447년에 수양대군(首陽大君)이 세종의 명을 받고 석가보(釋迦譜), 법화경(法華經), 지장경(地藏經)등에서 좋은 글을 가려 뽑은 뒤 취합하여 한글로 옮긴 책인 석보상절(釋譜詳節)에 나타나 있다. 1103년 이후 몽골의 간섭을 받고, 왕조가 교체되는 등 344년 흐르고서도 아침은 여전히 아ᄎᆞᆷ으로 불린 것이다.

 

太子 八百里녀샤 雪山 苦行林에 가시니 1447 석상 3:30ㄴ》

孔子 道理드르면 나조주거도 리라 시니 1447 석상 20:13ㄱ》

 

15세기 이후 아ᄎᆞᆷ은 아츰, 앗ᄎᆞᆷ, 아참, 앗츰 등으로 변천된 것이 관찰되며 최종적으로 19세기에 나타난 형태인 아침으로 정착돼 오늘에 이르렀다. 아ᄎᆞᆷ에서 아침으로, 무려 1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소리값을 비교적 온전히 지니고 내려온 셈이다.

 

15세기

아ᄎᆞᆷ

16세기

아ᄎᆞᆷ

17세기

아ᄎᆞᆷ, 아츰, 앗ᄎᆞᆷ

18세기

아ᄎᆞᆷ, 앗ᄎᆞᆷ

19세기

아ᄎᆞᆷ, 아참, 앗ᄎᆞᆷ, 아츰, 앗츰, 아침

참고 자료 : 우리말샘

 

그런데 우리 옛말에는 아침을 뜻하는 말이 아ᄎᆞᆷ 외에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아젹이 그것이다.

 

호니 이 아져긔 고 나조잇거子路우슨대. 가언 9:29

아져긔 닛다가 나죄 주그니 보권 11

 

아젹18세기 문헌에서 관찰되며 지금 방언(方言)으로서, 그러나 비교적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며 남아있다.

 

아적

경남, 전남, 전북(고창), 제주, 함경, 황해

아적때

전북(김제, 임실, 고창, 남원, 순창 등)

아즉

경북, 경남(아즉뿔새:아침노을)

아직

강원, 경상, 전라, 함남

아척

강원, 경기, 경북, 전북

아칙

강원, 경기, 경남, 전남, 전북(남원), 함남, 황해

참고 자료 : 전라북도 방언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우리말샘

 

아ᄎᆞᆷ은 계림유사(鷄林類事)阿慘으로 적혀 있고, 阿慘의 재구값은 아ᄎᆞᆷ에 상당하는 것을 앞에서 살폈다. 계림유사(鷄林類事)1103년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이 책이 담고 있는 어휘는 1103년 당시만이 아니라 그 이전까지 충분히 소급해볼 수 있다. 또한 아ᄎᆞᆷ은 그 344년 후인 석보상절(釋譜詳節)에도 그 소리값 그대로 적혀 있다. 반면에 아젹이 적힌 염불보권문(念佛普勸文)1704년에 간행된 것으로, ‘아젹의 더 오래된 꼴, 구체적으로 아ᄎᆞᆷ과 동시대거나 그에 준하는 문헌 자료가 없는 현실에서 아젹아ᄎᆞᆷ의 후대에 나타난, 말하자면 아ᄎᆞᆷ에서 음운변화를 통해 파생하여, 후대에 점차 방언화한 말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17세기~18세기 문헌에 나타난 아침의 옛꼴은 아ᄎᆞᆷ, 아츰, 앗ᄎᆞᆷ 등으로서 이러한 소리값의 계통성은 꾸준히 19세기까지 이어져서 아침으로 정착되었기에 18세기의 아젹과는 그 소리값에서 이질성이 분명하다. 오늘날 전국적으로 분포한 그 방언을 보면 아ᄎᆞᆷ과는 그 소리값의 꼴이 분명히 다르고, ‘아적’ - ‘아즉’ - ‘아직등으로 아젹의 범주에서 변화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아젹아ᄎᆞᆷ에서 유래한 말이 아니고, 문헌에 채록되어 남아있지 않았을뿐 이미 그 이전부터 아침을 뜻하고 가리키는 말로서 아ᄎᆞᆷ과 공존하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젹은 지금 표준어가 아닌 전국 각지의 방언으로서만 그 흔적이 남아있는데 중세국어, 10세기에서 16세기의 국어 형편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까닭에 문헌 자료가 별로 남지 않고, 남아 있는 것도 조선 후기의 것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보충하여 말하면, ‘아젹이 적힌 염불보권문(念佛普勸文)은 경상북도 예천의 용문사에서 간행된 것이다.

 

즉 지배층을 중심한 주류 화자집단에서 아ᄎᆞᆷ, 피지배층과 지방민 등 비주류 화자집단에서 아젹을 사용했다고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은 서로 소리의 넘나듦이 있는 위치(치경구개음)의 것이고, ‘아젹아ᄎᆞᆷ두 계통의 중간 형태로 볼 수 있는 아척아칙이 남아있는 까닭에, 시대를 특정할 수 없지만 본래 고대에 한 말의 뿌리에서 갈라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아ᄎᆞᆷ은 아ᄎᆞ로, 아젹은 아ᄌᆞ로 재구할 수 있는데, 현재 일본어 あさ() 또한 일찍이 우리말 아ᄎᆞᆷ(아침)과 형제어로 거론됐으므로 아ᄉᆞ 또한 고려할 수 있다.

 

아ᄎᆞ 아ᄎᆞᆷ

아ᄌᆞ 아젹

아ᄉᆞ あさ()



아ᄎᆞᆷ아젹’, ‘아ᄉᆞ는 본래 같은 말을 뿌리로 두었으나 일본열도에 건너가서 아ᄉᆞ를 거쳐 아사(asa)’가 되었으며, 한국(고대 지역적 개념)에서는 아ᄎᆞ아ᄌᆞ로 분리돼 공존하였는데 아ᄎᆞ아ᄎᆞᆷ으로 조성돼 주류어가 되었고, ‘아ᄌᆞ아젹으로 조성돼 비주류어로 쓰이며 방언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젹의 경우 한편으로는, 비록 아젹이 문헌 상에 먼저 남아있는 것으로서 유일하지만 오히려 오늘날 방언으로 남아있는 아척아칙등이 아젹보다 더 오래된 말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ᄎᆞ아ᄌᆞ’, ‘아ᄉᆞ를 모든 수렴할 수 있는 소리값으로 /t͡s/를 상정할 수 있는데 아ᄉᆞ는 /t/가 약화되며 /s/, 아ᄎᆞ는 유기음(有氣音)이 강화되며 /t͡sʰ/으로, 아ᄌᆞ는 본래 아ᄎᆞ에서 비교적 늦은 시기에 구개음화를 거쳐 /t͡ɕ/~/d͡ʑ/로 조성됐을 가능성이 관찰되는 까닭이다. 아ᄎᆞᆷ아젹의 차이가 아니라 애초 아ᄎ[ʔats]가 뒤에 오는 (/m/)과 결합하였느냐 ㄱ(/k/)과 결합하였느냐에서 이형화 된 것으로 봐야 한다.

 

간단히 풀어 정리하면, 현대어의 감각에서 볼 때에 아침과 아젹, 아사(あさ)의 고대 소리값에서 ᄎ와 ᄌ와 ᄉ는 이들을 모두 수렴하는 어떤 값으로서 /t͡s/로 상정할 수 있는데, 이는 계층이나 지역, 또는 때에 따라서 , , (, , ) 등으로 달리 발음되었고, 또한 인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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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도사 21-03-24 20:49
   
동네에서 게으른 사냥꾼으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눈팅만 하다가 가입했습니다.
역사엔 거리가 먼 전공이지만 감방친구님의 열정을 존경합니다.
이 나라의 한 구성원으로서 하루 빨리 우리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원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감방친구 21-03-24 21:11
   
반갑습니다
그리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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