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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5 00:12
[한국사] 고구려는 독자적 역사”...중국이 동북공정을 거둬들이는 까닭은?
 글쓴이 : 예왕지인
조회 : 889  

동북공정(東北工程)’.
   
한때 우리 민족의 피를 끓게 만들었던 말이다. 정확히는 ‘동북변강(邊疆) 역사와 현상계열 연구공정’. 2002년 2월에 정식으로 공정이 개시되어 5년간 지속되면서 중국은 우리 민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특히 고구려가 한반도의 역사가 아니라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한 대목에서 우리의 마음속에 중국은 결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나라로 자리 잡았다. 초등학생이고 중·고생이고, 역사 연구와 관계없는 필부(匹夫)에게도 동북공정이란 말은 응어리가 되어 가슴을 치게 만들었다. 우리의 광개토대왕비에 유리로 차단벽을 설치하고 지붕을 덮어놓은 사진을 보고 할 수 있는 욕이란 욕은 몽땅 다 중국을 향해 내뱉었다.
   
   “고구려는 중국 고대에 중국의 지방 소수민족이 세운 정권이다. 고구려와 고려 정권 사이에는 필연적 관계가 없다. 고구려와 현재의 남북한 정권 사이에도 필연적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고구려의 본체는 이미 중화민족 대가정에 흡수됐다. 그 갈래의 하나가 현재의 중국 내 조선족들이다.”
   
   이상이 2007년 2월에 종결된 이른바 동북공정의 결론이었다. 그런 결론에 따라 중국 정부 당국은 고구려 최초의 수도 오녀산성과 광개토대왕비, 장수왕릉 등 고구려 유적을 자기네 문화유산으로 분류해서 보존 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 9월 23일 중국 랴오닝(遼寧)대학이 한국고등교육재단(KFAS)의 후원으로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 개최한 ‘십자로에 처한 동북아 정치와 경제’라는 제목의 학술대회에서 뜻밖의 논문이 발표됐다. 지린(吉林)대학 문학원 중국사학과 교수로, 중국민족사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중진 여류 사학자 청니나(程妮娜·63) 교수가 발표한 ‘동북아 봉건 조공체제하의 고구려국의 자리매김(定位)’이라는 논문이다. 이 논문은 중국이 지금까지 해오던 동북공정에 따른 고구려의 정의를 근본부터 바꾸어 놓는 획기적 내용을 담고 있었다. 
   
   “중국 역대 왕조들의 동아시아 봉건 조공체제의 역사는 2000년 넘게 지속돼왔다. 청대의 강희(康熙) 옹정(擁正)제 시대까지 계속된 이 체제에는 내·외 두 가지 종류의 체계가 공존해왔다. 하나는 변강 민족의 조공체제 가운데 ‘내권(內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체제가 있었고, ‘외권(外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체제가 있었다. 고구려국이 동북아 조공체제에서 보유하고 있던 지위는 고구려국 역사의 전후 기간에 걸쳐 일정한 변화를 겪었는데, 초기에는 ‘내권’적 성격을 갖고 있다가 이후에는 ‘외권’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었다.”
   
중국민족사학회 요(遼)·금(金)·거란·여진사 분회 부회장과 지린성 고구려연구센터 전문가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청니나 교수의 위치로 보아 동북공정에서 내려진 고구려의 정의를 모르고 쓴 논문이라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동북공정이 내린 고구려의 정의가 아무래도 전체 역사의 흐름과 맞지 않아 수정하려는 중국 역사학계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청니나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고구려라는 국명은 ‘한서 지리지(漢書 地理志)에 처음 나타난다. “(한사군의 하나인) 현도(玄菟)군에 3개의 현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고구려, 상은대(上殷台), 서개마(西盖馬)였다. 이 가운데 고구려현은 가구 수 4만5600에 인구 22만1845명이었다.…” 
   
   이른바 동아시아 조공체제의 역사에서 보면 여기에 기록된 고구려는 내권 시절의 고구려였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서한(西漢) 말년에 송화강 중상류의 부여인 주몽(朱蒙)이 나타나 고구려인들을 이끌고 현도군 내의 변두리 산악지대를 장악해서 고구려 왕국을 세웠다. 이후 기원전 37년 한나라 건소(建昭)2년에 현재의 랴오닝성 환런(桓仁·환인)에 수도를 정하고 ‘고구려국’이라는 국명을 선포했다. 청 교수에 따르면 그때부터 고구려는 명백히 중국 왕조들의 내권이 아닌 외권으로서 조공체제를 확립해서 한반도의 신라·백제와 함께 3국을 정립하는 역사를 만들어갔다는 것이다. 외권으로서의 조공체제를 갖춘 것은 당시로서는 중국과의 무역 형식을 띤 조공체제 바깥에서는 경제를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청니나 교수 논문의 요지는 한마디로 “고구려는 발생 초기에는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이 세운 지방정권에 불과했지만, 주몽이 나타나 고구려인들을 이끌고 환인을 수도로 정한 고구려국을 건국한 이후에는 중국 중원의 ‘외권(外圈)’으로서 독자적인 역사를 써왔다”는 것이다. 청니나 교수의 논문은 이제 비로소 고구려가 신라·백제와 함께 한반도에서 3국 정립의 역사를 만들어온 독립 왕국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동북공정의 결과 내려진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 소수민족이 세운 정권’이라는 무리한 정의는 고구려가 기원전 37년에서 기원 668년까지 무려 7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였던 반면 한(漢)과 수(隋), 당(唐) 등 중국의 왕조 중에는 고구려 역사 700년보다 긴 역사를 가진 나라가 없었다는 사실을 어떻게도 설명하기가 불가능한 무리수였다. 배보다 큰 배꼽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명백한 오류적 명제를 담고 있는 것이 동북공정에서 정의한 고구려의 역사였던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동북공정을 입안한 것은 리톄잉(李鐵映) 사회과학원장이었다. 각 지방의 성장도 개입하도록 하는 실제 공정사업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국가부주석 시절에 결재를 함으로써 시작됐다. 중견 사학자 청니나 교수의 논문이 한국인도 참여한 국제학술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무래도 중국 정부 당국이 동북공정을 슬그머니 거둬들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반대, 서해안 불법조업 현장을 놓고 한·중 외교가 충돌을 빚는 가운데 조용히 발표된 청니나 교수의 논문이 만약 동북공정을 철회하는 첫걸음이라면 우리는 한·중 외교의 가닥을 보다 길게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일본처럼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외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비가 오고 바람이 불더라도 한·중 관계는 결코 외면하거나 벗어던질 수 없는 우리의 숙명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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