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동아시아 게시판
 
작성일 : 20-01-21 20:07
[북한] 북한의 역사를 지켜보면서..05편.
 글쓴이 : 돌통
조회 : 714  

04편에 이어서~~

 

내가 망명을 위한 직접적인 행동에 들어간 것은 1997년 2월 12일 오전 9시경이었다. 그 시각 나와 김덕홍은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 근처에 있는 호텔백화점으로 물건을 사러 갔다. 하지만 물건 구입은 핑계에 지나지 않았고, 사실은 우리의 망명을 도와온 인사를 만나 망명절차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김덕홍은 이번에 나와 함께 북에서 망명해 온 사람이다.



내가 아내와 자식들에게까지 지켜온 비밀을 그에게 털어놓으며 생사를 같이해온 만큼, 간단하나마 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나는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시절 그에게 교무부를 맡겨 대학실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또 내가 중앙당으로 돌아갔을 때는 그를 중앙당 지도원으로 불러 실무를 맡겼는데, 언제나 뛰어난 능력 발휘로 내 믿음을 샀다. 그는 또 내 사상적 동반자이기도 했다. 내 주체사상의 이론적 신봉자이자 열렬한 선전원이었던 것이다.



그는 주체사상의 요체뿐만 아니라 그것을 악용한 김일성·김정일의 반인민성과 기만성을 지적하는 내 심중까지 잘 이해해주었다. 게다가 의를 존중하고 정의감이 투철하며 따뜻하고 넉넉한 인품까지 지녔으니, 우리 둘 사이는 자연히 형제보다 더 가까워졌고 마침내는 목숨을 건 망명길까지 같이하게 되었다. 망명을 위한 구체적인 조직사업은 모두 김덕홍이 맡았다. 우리는 망명안내자와 잠시 토의한 후 택시로 총영사관으로 들어갔다.



총영사관 앞에는 전갈을 받은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총영사에게 안내했다. “황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나는 총영사가 내미는 손을 꼭 잡았다. 잠시 후 총영사와 마주앉은 나는 망명의 이유를 밝혔다. 나는 50여 년간 조선노동당원으로서 성실히 일해왔다. 뿐만 아니라 조선노동당과 그 영도자의 깊은 사랑과 배려를 받아왔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는 조선노동당과 그 영도자들에 대하여 감사의 정은 품고 있지만 다른 생각은 조금도 없다.



또 지금 공화국이 경제적으로 심한 난관에 처해 있지만 정치적으로 잘 단결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에 붕괴될 위험성은 없다고 본다. 이러한 조건에서 내가 모든 것을 버리고 한국으로의 망명을 결심하게 된 것을 알게 될 나의 가족들을 비롯하여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평가할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도 내가 미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나만 미쳤으며, 왜 나를 미치게 했는가 하는 것이다. 민족이 분열되어 반세기가 지났지만 조국을 통일한다고 떠들면서도 서로 적대시하고 있으며, 북은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떠벌이고 있다. 이들을 어떻게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또 노동자·농민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노동자·농민을 위한 이상사회를 건설해 놓았다고 선전하는 사람들도 제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민족의 적지 않은 인구가 굶주리고 있는데,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데모만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도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결국 우리 민족을 불행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한 문제를 좀 더 넓은 범위에서 협의할 생각으로 북을 떠나 남쪽 동포들과 협의해 보기로 결심했다.

 

          이상..06편에서 계속~~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19,981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게시물 제목에 성적,욕설등 기재하지 마세요. (11) 가생이 08-20 85962
19468 [기타] [라오스 현지] 몽족 한국인과 동일 조상이라고 이야… (7) 조지아나 02-15 2920
19467 [기타] 동아시아 국가가 추구한 평화 (13) 멍때린법사 02-11 2263
19466 [한국사] 엔닌관련 영상에서 본 신라땅으로 추측하는 9가지 근… (4) Marauder 02-08 1883
19465 [한국사] 엔닌의 구당입법 순례기 영상을 보면서 신라가 대륙… (2) Marauder 02-08 1396
19464 [기타] 동아시아사와 서양사 사이의 이질감 (12) 하이시윤 02-08 1571
19463 [한국사] 일부펌).고구려 평양 위치 변천사 (8) 하이시윤 02-08 1673
19462 [한국사] 고구려 평양의 비정 가능 위치는 현 대릉하 이동 (13) 위구르 02-08 1415
19461 [한국사] 밑에 유튜버 대륙삼국설 가관이군요 ㅋ (74) Marauder 02-07 2044
19460 [기타] 매림역사 문화tv 소개한 홍산 옥기1점_ 수메르 부조상… 조지아나 02-06 1179
19459 [한국사] 中 '한복공정' 국민분노에도···"항의 필요없… (3) 수구리 02-06 1995
19458 [한국사] 묘족 거주 지역_ 옛 대륙신라의 위치,고구려 유민 공… (23) 조지아나 02-06 1914
19457 [한국사] 황하 흐름의 시대별 변화(요동 요서를 나누는 기준은… 수구리 02-03 1290
19456 [기타] [영상 인용]천년전 아랍지도로 밝혀진 대륙신라 (ft.… (12) 조지아나 01-30 2528
19455 [한국사] 중국은 고조선의 제후국이었다는 명백한 기록들 스리랑 01-29 2113
19454 [한국사] 바다 해(海)자는 한편으로는 하(河, 강)의 의미로 사… (4) 수구리 01-27 1462
19453 [한국사] 뉴스)무령왕릉 인근 백제고분서 '중국 건업인 제… (22) 하이시윤 01-27 2519
19452 [한국사] 산해경(山海經)에 나타난 조선 위치 비정 (6) 수구리 01-27 1769
19451 [기타] 수구리님의 누선 주장에 대하여 (13) 하이시윤 01-26 1026
19450 [한국사] 수구리님의 발해가 강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14) 하이시윤 01-25 1182
19449 [한국사] 김씨는 흉노가 맞다. (10) 하이시윤 01-25 1721
19448 [한국사] 한국 상고사의 올바른 이해 (1) 스리랑 01-25 972
19447 [한국사] 위만에게 망했다는 기자조선의 실체...[삼국지 위서… (2) 수구리 01-24 1529
19446 [한국사] 러시아 코카서스 지방의 고인돌 무덤 군락 (ft. 바스… (3) 조지아나 01-24 1702
19445 [한국사] 100리가 얼마나 작은지 생각하면 믿기 어려운게 당연… (35) Marauder 01-23 1681
19444 [한국사] 동이족은 우리 역사다 (2) 스리랑 01-20 1602
19443 [기타] 우주 탄생-인류-바이칼..고조선과 부여.. (2) 도다리 01-19 1565
19442 [한국사] 위만조선은 영토가 1백리 정도인 짝퉁 고조선이다 (18) 수구리 01-19 1764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