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보다는,
글자와 언어를 분리해서 볼 수 있는 학문이 없었던 시절입니다.
그리고, 글자가 곧 학문이라고 착각하면서 사는 바보들이 너무 많았던 시절이기도 하구요.
세종밈금님도 한글 알파벳을 발명했기는 했지만,
언어에 대한 분석을 혼자할 수는 없었겠지요. 언어를 분석하는 학문도 없었구요.
최만리같은 놈들은 그저 자신들이 추구하는 계급체계에서
글자를 독점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봤을 거구, 그게 유학의 이치에 맞다고
봤을 겁니다. 반대로, 세종임금님은 백성들이 편히 글자를 쓰기를 바랬구요.
만약, 그때 한글이 널리 보급되고, 한자의 영역을 대체할 수 있었다면,
우리나라에서 르네상스가 일어났고, 프랑스 대혁명같은 기존 세계를 뒤엎는
사상이 태어났을 겁니다. 글자를 아는 백성들끼리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으니,
내향적인 시스템도 요즘같은 외향적인 시스템으로 바뀌어서 바깥세상의 흐름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을 거고 무역도 발달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늦게 한자를 뒤엎었죠.
1790~1880 사이에 한글바이블이 탄생하면서 비로소
사람들이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되었으닌깐요.
조선시대 홍길동전, 춘향전같은 그 저자도 불분명한 소설따위와
바이블을 비교할 수 없는 권위가 있죠. 물론, 바이블의 보급도 적극적이고
대량으로 보급되었으니, 거기에서부터 한글이 언어를 분석하는 도구가 되고 맞춤법이 탄생했죠.
한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마침표 등이 다 카톨릭/크리스천에서부터 시도되었고,
여러 한글학자님들도 거기서부터 탄생하신 걸로 압니다.
나는
한글 탄생-> 한글 바이블 탄생 -> 한글 전용법 탄생 -> 한글세대 탄생을
한글의 역사라고 봅니다.
구한말, 한글 바이블이 우리나라에 던졌던 충격을 애써 무시하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더군요. 세상에서 가장 힘쎈, 권위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100% 한글로 표기했다는 건 충격이였을 겁니다.
한글 바이블에서부터 한글에 권위가 실리고 무한한 가능성이 열렸다고 봅니다.
세종 임금님도 하지 못한 일을 한글 바이블이 한 겁니다.
천재 세종대왕이 절대음감이란 건 기록에 나오죠.
음을 잘 구별한다는 거.
목에서 나오는 소리도 분석이 가능하다는 말이죠.
세종대왕에겐 말소리를 분석하는게 취미처럼 재미났을겁니다.
그러다 초성중성종성을 발견하게되는거고
그소리를 따서 문자로 조합하면 말하는 소리를 글로 적을수 있다는걸 깨닫게된거죠.
세종대왕이 음운학에관해서 니들이 뭘 아냐고 신하들을 혼내키는 기록이 괜히 있는게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