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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3 12:21
[중국] 영화 '색계'의 실제 모델
 글쓴이 : 히스토리2
조회 : 3,057  


색계1.jpg



1947년 남경 전범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띵무춘(왼쪽). 오른쪽은 25세 당시의 쩡핀루.

중일전쟁(1937∼45) 기간 중 일본은 상해 지샤훼이로(路) 76번지에 특무기관을 설립했다. 중앙특무위원회 특공총부라는 공식 명칭이 있었지만 흔히들 “76호”라고 불렀다. 띵무춘(丁默邨)이 주임이었고 부주임 리스췬(李士群)과 우스빠오(吳世寶)는 실권자였다.

재봉과 표구를 겸하던 집에서 태어난 띵무춘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의 전신인 사회주의청년단 단원이었지만 국공합작 직후 국민당에 입당하면서 특무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공개된 신분은 ‘민당중학’ 교장이었지만 실제로는 조사과의 행동대원을 지휘해 암살과 테러를 전담했다.

1934년 군사위원회 조사통계국이 신설될 때 그는 3처장이었다. 그러나 1938년 기구가 개편되면서 1처는 중앙위원회 조사통계국(중통)으로 확대되고 2처는 군사위원회 조사통계국(군통)으로 승격했다. 3처의 기능은 두 곳에 편입되었다. 띵무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폐병 3기였고 심장과 위장이 성치 않았던 그는 홍콩으로 나와 병을 치료하며 사업에 손을 댔지만 본전을 날려버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본의 특무기관이 유혹하기에 좋은 대상이 되어 있었다.


상해로 돌아와 76호의 주임이 된 띵무춘은 일본군 특무부대로부터 매달 30만원의 운영비와 권총 500정, 실탄 5만 발, 폭약 500㎏을 지원받아 중통과 군통에 대한 본격적인 파괴공작에 나섰다. 중통 중앙총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띵무춘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중통 상해 지부는 미인계를 썼다. 띵무춘이 교장 시절 아끼던 제자 쩡핀루를 써먹기로 했다. 양우화보(良友畵報)의 표지모델로 사교계에 널리 알려진 그를 끌어들이기 위해 쩡의 상해법정대학 동기생이 작전을 지휘했다. 쩡핀루는 많은 사진을 남겼다. 같은 모습의 머리 모양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치장에 신경을 많이 썼고 화려한 것을 좋아했다. 열정과 충동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26세의 철모르는 귀한 집 딸이었다.


부친은 장쑤(江蘇)성 고등법원 검사관이었고 모친은 일본인이었다. 항공기 조종사인 남편이나 다름없는 약혼자가 있었지만 중통은 그것도 고려할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그만큼 흉악한 시대였다.

띵무춘은 욕실에서 밤을 새우고 욕조 위에 간이침대를 올려놓고 잘 정도로 의심이 많았다. 쩡을 바래다 줄 적에도 방탄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약속 장소로 가는 도중 행선지를 바꿔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1939년 12월 21일 띵무춘은 일본특무부대장과의 만찬에 쩡과 동행하자고 했다. 쩡은 화장을 핑계 삼아 시간을 벌었고 그 틈에 중통과 연락했다.

만찬 장소로 가던 도중 “입고 있는 코트가 유행이 지났다. 시베리아 모피점에 들러 한 벌 사야겠다”고 했다. 미리 약속된 장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띵무춘은 안심했다. 함께 옷을 고르던 띵무춘이 창밖을 스쳐본 후 황급히 200달러를 꺼내 쩡에게 건네주며 “네가 알아서 골라라” 하고는 밖으로 뛰어나가 방탄차에 올랐다.

죽여야 할 사람의 얼굴도 모르고 긴 모피코트를 입은 젊은 여자와 함께 나오는 중년의 남자를 기다리던 암살자는 띵무춘이 혼자 튀어나오는 바람에 저격 순간을 포착하는 데 실패했다. 차량을 향해 실탄 두 발을 발사하는 데 그쳤다.

30, 40년대의 상해는 암살과 살인이 난무하는, 단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곳이었다. 이날의 총격 사건도 워낙 번화가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신문에 작게 보도되기는 했지만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고 띵무춘도 조용히 수습하려고 했다. 그러나 동료 우스빠오를 독살한 바 있는 부주임 리스췬은 이 사건을 이용해 띵무춘마저 제거하면 76호의 전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띵무춘의 주변을 항상 감시하던 리스췬은 쩡핀루를 체포해 사살해버렸다. 띵무춘은 76호를 떠났다.

남경정부의 문화부 차장이었던 후란청은 이 사건을 아주 재미있어 했다. 동거하던 소설가 짱아이링에게 자신의 상상까지 덧붙여 자주 얘기했다. 후란청이 70년대에 절세의 미인이었던 우스빠오의 부인과 일본에서 결혼하자 그 소식을 들은 짱아이링은 후란청과 우스빠오의 부인이 예전부터 연인 사이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40년 전 들었던 ‘시베리아 모피점 총격사건’을 소재로 ‘색,계’라는 단편소설을 써서 대만의 ‘人間’이라는 잡지에 발표했다. 감정(色)과 이성(戒)이 주제였다.

2006년 상해영화제에 참석한 리안(李安) 감독은 짱아이링의 소설 중에서 ‘색,계’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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