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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04 20:37
[기타] 선비족의 1세대 영웅 - 단석괴(檀石槐)
 글쓴이 : 관심병자
조회 : 1,907  





http://blog.naver.com/kimyto/50104714659


탁발선비가 알선동을 떠나 대초원으로 나와 더 넓은 세상을 숨쉬면서 더 큰 미래의 꿈을 다져가던 시절, 몽골고원은, 특히 중원과 맞대결하는 상대로서의 북방은 아직은 흉노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흉노가 남북으로 분열된 채, 남흉노가 후한(後漢)과 연합하여 밀어부치고, 이 세력에 밀린 북흉노는 AD 89~91년에 드디어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북방의 뚜렷한 주체세력이 약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북방의 다음 세대가 몽골고원에 등장하고 있었으니 바로 선비족들입니다.

 

아니, 흉노의 동쪽에서는 새로운 선비족이 잉태되어 밀려내려오고 있으니, 힘에 밀려가는 북흉노는 서쪽으로 밀려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1.jpg

이미 선비족 가운데 한 부족이었던 탁발선비도 현재의 내몽고 자치주 중부, 곧 산서성과 하북성 북부지방까지 내려왔습니다.

 

탁발선비의 이동경로로 보면 허린거얼(和林格兒) 지역에 도달했을 때입니다. 오른쪽 지도에서는, 중간 부분에 있습니다.

 

이 시기에 선비족에서는 걸출한 일세대 영웅이 등장합니다. 바로 단석괴(檀石槐)입니다.

 

단석괴는 탁발선비가 아닌 다른 부족 출신입니다. 탁발선비는 아직 선비족의 전면에 나설 단계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영웅은 선수를 교대하면서 나타나는 것이지, 결코 독불장군 식으로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석괴가 선비족의 수장으로서 재위한 것은 AD 157(?)~181년입니다. 사서에 기록된 것으로 보면, 어떤 연유에서인지, 단석괴는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아 외조부 집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요상하게도 유목민의 영웅은 아버지와의 갈등관계가 많네요. 흉노의 묵돌선우도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가 구사일생으로 회생했는데, 선비족의 일세대 영웅인 단석괴 역시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네요.

 

조선의 태종도 태조 이성계로부터는 사랑받지 못한 아들이었고, 우리 먼 조상들의 건국 신화에서도 영웅은 알에서 태어나는 등등 아버지가 불분명하거나,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권력으로부터 핍박받거나 쫓겨나는 신세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 모르겠군요~ 아무튼~

 

단석괴는 어려서부터 용감했고, 지혜가 넘쳤답니다. 성장한 이후에 "법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공평하게 다스려 감히 법을 어기는 자가 없었고, 결국 대인(大人)으로 추대됐다"고 합니다. 대인은 부족연맹의 장 정도로 이해됩니다. 아직 전제권력이 확립된 국가체제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지요.

 

대인으로 추대된 단석괴는 후한의 환제 시기(146~167년)에, 지금의 내몽고자치주 상도현(商都县) 부근의 둥양허(东洋河)에서 선비족 부족연맹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동으로는 (우리 조상의 하나인~) 부여(夫餘)를 격파하고, 서쪽으로는 오손(烏孫)을 밀어내고, 북으로는 정령(丁零)을 공격하고 남으로는 후한을 유린하면서 강대한 제국으로 키워갔습니다.

 

2.jpg

이에 대해 후한의 환제는 단석괴에게 화친을 제의하여 단석괴를 왕으로 봉하겠다고 제의했으나 단석괴는 이를 거절해버립니다. 

 

단석괴는, 자기에 앞서서 한나라와 전쟁과 화친 관계를 반복했던 흉노의 경험을 보고 배웠겠지요.

 

화친이란 상대방을 속이기 위한 겉만 번지르르한 말뿐이며, 왕으로 봉한다는 것은 후한이 변방의 오랑캐(?)보다 높은 곳에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기 위한 최면용 술수라는 걸 알고 있었겠지요.

 

그리고 화친이란 교묘한 함수에 묶어놓고는, 이쪽에 틈이 생기면 그 틈에 쐐기를 박고 독물을 부어 분열을 조장하고, 그렇게 해서 분열된 한조각 한조각을 망가뜨려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세상은, 한사람의 시행착오가 옆사람에게도 전수되는 노우하우로 쌓여가는 법입니다. 흉노의 시행착오를 보고 당연히 알아차린 것입니다. 저들은 화친의 대상이 아니라 정복의 대상이란 것을~ 아니면 또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는 것을~~

 

아무튼, 환제의 화친 제의를 거절한 단석괴는, 광대한 영토를 구축하고는 북방지역을 동부, 중부, 서부 셋으로 나눠 각각 대인을 임명하여 다스리게 했습니다. 왼쪽의 지도가, 단석괴 시대의 동부 중부 서부를 표시한 것입니다.

 

단석괴 자신이 대인이었는데, 다시 세 명의 대인을 두어 다스리게 했다는 것은 단석괴가 대인 이상의 지위로 올라섰다는 것입니다. 동부는 지금의 북경 동쪽에서 만주의 부여 경계선까지, 중부는 지금의 북경 동쪽 지방에서 서쪽 지방까지, 서부는 북경의 서쪽에서 멀리 둔황까지로 구분했다고 합니다.

 

이때 동부 선비의 대인 가운데 우문막(宇文莫槐)가 있었는데, 이 우문씨는 흉노에서 기원해서 나중에 선비족으로 합쳐진 혈통이란 설도 있습니다. 이 우문씨는 나중에 북위(北魏)가 서위(西魏)-동위(東魏)로 분열됐을 때, 서위를 장악했던 실권자였고, 결국 서위의 황위를 찬탈해서 북주(北周)를 개창한 가문입니다. 이 북주가 수와 당으로 이어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 주인공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서부의 대인 가운데에는 탁발(拓發)씨도 있었습니다. 아직 단석괴의 휘하에 있는 수준이었지만, 훗날을 위해 에너지를 속으로 쌓아가고 있던 시기라고 보면 되겠겠지요. 그러나 이 시기의 탁발선비가, 위서(魏書)의 선비족 역사에 등장하는 탁발역미인 것 같은데, 제가 아는 짧은 지식으로는 확인이 어렵네요~

 

중부의 대인 가운데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좀 익숙한 모용(慕容)씨도 있었습니다. 이 모용씨는 5호16국 시대에 지금의 북경 근처에서 세력을 형성했는데, 전연(前燕) 후연(後燕) 남연(南燕)이란 세 개의 할거정권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모용씨 선비족의 일부가 고구려와 전쟁을 계기로 해서 한반도로 들어오는데, 이들이 신라로 진입했으며, 신라의 법흥왕이 바로 모용씨라는 주장도 잇습니다. 이런 주장은 최근에 단행본으로 출판되기도 했는데, 아직 학술적으로 확고하게 논증되고 공인된 것은 아니지만,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부족연맹체를 구성한 단석괴는, AD 166년에 다시 후한 변경을 공격했고, 후한이 3만의 군사를 동원해 반격했으나 단석괴가 이를 다시 공격해서 후한의 군사 70~80%를 살육해버렸다는 기록도 있군요. 역시 유목민의 경우 걸출한 지도자가 출현하면 단기적으로 강성한 힘이 솟구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단석괴의 개인적 군사력이 뛰어나 이같은 전공을 이루었으나, <선비족 전체의 역량>은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단석괴가 사망하자 잠시 강대했던 선비족 부족연맹은 흐믈흐믈 스러졌습니다. 한 사람의 능력이 뛰어난 것은 얼른 그 조직에 그 역량이 확산되어야 합니다.

 

가끔 회사 조직에서 이런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고액을 들여서 스카웃해오는 경우, 스카웃 한 것은 그 한 사람이 <하루 8시간 일하는 노동>을 사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조직 안에서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조직이 그 사람의 능력을 배우고 흡수하는 기회, 곧 그 능력을 조직이 익혀야 한다는 뜻으로 스카웃을 하는 것입니다.

 

이때, 이 능력자가 그 능력을 부하 직원이나 주변 조직에게 전수하지 않고, 혼자만 오래오래 먹고 살겠다고 웅크리고 있으면, 이 사람의 생명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고액의 스카웃 비용을 쓰는 이유는 조직 자체가 더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혼자만 그 능력을 갖겠다고, 웅크리고만 있으면, 계약기간이 끝나면 바로 다음 사람을 스카웃해와서 대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내 능력을 남에게 열심히 전수하는 사람만이 그보다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은, 기업조직이든 정치조직이든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후계자를 육성하는 일이 리더에게는 아주 중요한 과제라는 것입니다.  

 

선비족은 흉노가 쇠락하면서 그 빈 공간을 서서히 채우면서 성장했으나, 아직은 정치와 군사, 경제운용이나 사회조직, 문화적 방어막 등등에서 한 차원 높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단석괴의 역할은, 북방과 장성이남의 하늘에 불꽃놀이를 하듯 쏘아올려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 선비족의 존재를 알리는 것까지였던 것이지요,

 

역사의 용어로 말하자면, 아직은 영웅 개인에 의존하기 쉬운 부족연맹 군사동맹 수준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나 이런 시행착오를 안팎에서 관찰하고 경험하면서, 선비족의 내적 역량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서 성장하고 있었고, 그 성장 호르몬은 선비족의 곳곳에 널리 퍼져 점점 더 성장 가속도를 올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3.jpg

오른쪽 사진은, 탁발선비가 처음 남천을 시작한 알선동 부근에 있는 어룬춘족 박물관 앞마당에 있는 삼림교자(森林驕子) 곧 "숲속의 용감한 사나이"입니다.

 

단석괴는 아마도 이런 유형의 인물이었겠지요? 아직 조직화는 덜 되어 있었으나, 개인의 역량을 뛰어나게 발휘한 인물 .........

 

단석괴는 개인의 능력은 좋았으나, 민족 전체의 조직역량을 성숙시키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의 사망 이후 부족연맹이 허물어졌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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