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반적인 식민지 행정기관명은 '지역명'과 '기관명'으로 구성되어있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한나라
낙랑군(樂浪郡),현도군(玄菟郡),진번군(眞番郡),임둔군(臨屯郡)
당나라
안동도호부(安東都護府)
원나라
동녕부(東寧府)-동녕로총관부
쌍성총관부(雙城摠管府)
탐라국초토사(耽羅國招討司)-탐라국군민도달로화적총관부-탐라국안무사
-탐라국총관부-탐라군민만호부
2.
그런데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는 예외적인 형태의 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명'과 '국명'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국명'과 '국명'이라고 해도 가능한 사안이다.)
이외에 '안라일본부(安羅日本府)도 있다.
이러한 명칭 구성은 식민지 행정기관의 형태가 아니다.
외국의 땅을 차지하여 자신의 행정구역으로 편입하였기 때문에
'국명'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이러한 형태는 대사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한일본대사관(駐韓日本大使館)
정식명칭은 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
'국명'과 '국명'으로 되어있다. 여기에 '기관명'이 마지막에 온다.
근대 이전으로 가보면 신라방과 왜관이 있다.
부산포왜관(富山浦倭館)
초주신라방(楚州新羅坊)
적산신라원(赤山新羅院)
부산에 있었던 왜관, 초주에 있었던 신라방, 적산에 있었던 신라원이라는 뜻이다.
'지역명'과 '국명' 그리고 '기관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국왜관, 당나라신라방 이렇게 구성해 볼 수도 있겠다.
이 경우에는 '국명'과 '국명'이 되겠다.
일본서기의 가장 오래된 주석서인 석일본기에는 임나일본부를 任那之倭宰이라고
주석을 달았다. 임나에 있던 왜의 사신이라는 뜻이다.
또한 일본서기에는 안라일본부(安羅日本府)를 지칭하면서 安羅諸倭臣라고 하였다.
안라(安羅)에 있는 여러 왜의 신하들이라는 뜻이다.
3.
고구려가 멸망하고, 당나라는 보장왕을 요동도독조선군왕(遼東都督朝鮮郡王)으로
봉해 고구려 유민들을 통치하게 하였다.
원나라에서는 고려인 관료에게 심양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관청 이름이 다음과 같다.
심양등로안무고려군민총관부(瀋陽等路安撫高麗軍民總管府)
'지역명'과 '국명' 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경우는 지배를 당하는 구도로 되어있다.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를 여기에 대입을 시키면
일본이 식민 지배를 당하는 구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인식과 정반대에 해당하는 것이다.
일본서기를 보면 일본이 전쟁에서 영토를 획득하면
백제에게 갖다 바치는 기록이 많이 나온다.
백제와 일본이 주어가 뒤바뀐 형태로 조작이 된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식민지배 관청도 입장이 뒤바뀐 형태로 조작된 것이 아닐까.
4.
일본이라는 단어는 7세기 중반이후에 만들어졌다.
임나일본부는 6세기 전반의 기록이다.
그러므로 100년이 지나서 쓰이는 단어이므로 후대에
조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작되기 이전의 모습을 모르지만,
기존에 있었던 것을 바탕으로 조작이 되기 마련이므로
현재 남아있는 기록으로 조작 이전의 모습을 추정할 수가 있다.
행정구역을 바탕으로 대입해보면 임나일본부, 안라일본부는
첫번째 대사관에 해당하는 형태의 명칭이다.
두번째 일본이 식민지배를 당하는 형태의 명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