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환단고기는 역사책으로 볼 가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책이다.
내용을 떠나서 환단고기는 역사사료로서 가치가 전무한 것으로 이를 사료로서 인용하는 건 소설의 내용을 사료로 인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단 환단고기는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를 묶어서 1911년 계연수가 편찬했다고 하는데, 이마저도 거짓일 확률이 크다. 왜냐하면 이유립에게 경신년(1980)에 책을 공개하라고 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단고기가 참고로 했다는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라는 책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필사본의 연대가 조선후기급은 되야 할텐데 이런게 전무후무하다. 계연수만 볼 수 있게 된게 말이 안된다. 무슨 무협지의 무공비급도 아니고 천우신조로 계연수만 보고 책을 썼단 말인가?
일본서기만 봐도 우리나 중국 모두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양심있는 일본 역사학자들도 그럴 것이다. 그나마 이것은 환단고기보다 오래된건 확실하지만, 이 책도 원본은 존재하지 않고, 필사본들만 봐도 임란 이후 것들로 조작이 심하기 때문이다.
원전이나 필사본의 연대는 매우 중요하다. 원전이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최소 필사본의 연대가 어느 정도 되야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필사본이란 것도 원전을 그대로 베끼기보단 필사가의 의도에 의해 첨삭될 경우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나름 그래도 환단고기보다 오래된 것이 확실한 일본서기조차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낮은 판국에 어떠한 객관적 증빙도 없이 떡하니 70년대 후반에 창작된 것이 분명한 환단고기가 우리의 가장 오래된 상고사를 그렇게 자세히 기술하는 건 누가 봐도 어처구니 없지 않은가? 무슨 무협지의 주인공이 기연을 얻어 무공비급을 바위틈에서 얻은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입니다.
환단고기가 진짜 사료로서 가치가 있을려면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라는 책들의 필사본이 최소 조선 후기 문화를 대표하는 영정조 시기 이전의 것들이 존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예 존재하질 않는다. 그런데도 그 정말 까마득한 시대의 일을 정확히 서술한다는게 소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환단고기를 진정한 역사인 것 마냥 취급하는 건 이웃 일본에서 선사시대를 늘리기 위해 조작질을 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이다.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국뽕취급하는 어그로도 문제지만, 되도 않는 최근 창작된 걸 가지고, 우리 상고사의 진서인것마냥 설치는 환빠들이야 말로 진정 역사게시판을 좀 먹는 쓰레기들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