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라는 국호의 뜻이 무엇인지 상당히 궁금해오던 차에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읽던 중
고구려 = 중국中國 이라는
아래 글을 보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 조선상고사 4편 2장 중 ---------------------------------
흘승골 ( 升骨 ) 의 산 위에 도읍을 세우고 나라 이름을 가우리라 하였다 .
`가우리'는 이두자 ( 吏讀字 ) 로 고구려 ( 高句麗 ) 라 쓰니 ,
중경 ( 中京 ) 또는 중국 ( 中 國 ) 이라는 뜻이었다 .
-------------------------------------------------------
고구려는 원래 고려高麗이라는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당나라 이연수의 북사北史에도 고려로 나옵니다.
고구려인들이 자신의 나라를 고구려라고 한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항상 궁금함)
고高의 중국어 발음이 당나라와 지금을 살펴보면
당唐 --> 카우 kau
북경어(중국 북부) --> 가오gao
광동어(중국 남부) --> 고우 gou
객가어(중국 중부) --> 가우gao 고 go
입니다.
즉 순수한 한국말인 가운데 , 중심, 중앙을 뜻하는
'가우(가오)' 라는 것을 한자로 고高로 쓴 것입니다.
당시 우리나라 발음과 비슷한 발음이 나는 한자중
그 의미가 일맥상통하는 글자를 취해서 표기하는 것이 이두식 표기입니다.
따라서
'가운데(中)'를 뜻하는 '가우'를 한자 고高로 표기하고 읽기는 '가우'로 읽었습니다.
가운데 = 가우 + ㄴ + 데 = 가우中 + 관형격 ㄴ + 데(곳處)
이므로 '가우'는 중앙, middle 의 의미로 사용되는 순한글입니다.
지금도 '가우'의 흔적이 추석 팔월대보름에 남아 있습니다.
팔월 한 가위 = 8월 + 한大 + 가우이中 (가운데, 한달의 가운데인 15일 보름 )
가우리의 리는 麗(고을 려)로 표현되었습니다.
리의 뜻은 나라國입니다.
려 = 랴 = 라 (나라) = 리아 = 국國
이라는 뜻입니다.
'나라'國 은 나루津에서 나온 말이라고
조선상고사에서 신채호 선생이 말하였습니다.
강가에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나루津며
그것이 발전하여 나라國이 되었다고 그 어원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루의 중세어는 ㄴ. ㄹ. (점은 아래아) 이며 그 발음은 '느아르아' 입니다.
아래아는
'으아'(평성, 보통소리)
또는
'어아'(상성, 올리는 소리) 로 발음하면 됩니다.
( 유희의 언문지에 . 는 으아지간(으와 아의 사이소리)
'느아르아'가 '나라' , 나르(나루)로 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高 --> 가오 = 가운데 = 中
麗 --> 리 = 려 = 랴 = 라 = 國
입니다.
이천년여전 나라 이름을 지을 때
가운뎃 나라 = 중국中國 라는 뜻인
'가우리'를 한자어로 고려高麗 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는 1912년, 손문이 중화민국이라고 하여
중국中國이라는 용어를 지나에서 국호에
처음 사용하기 이미 이천년전 일입니다.
지나의 중국보다 이천년전에
고구려는 가운데에서 중심이 되는
종주국이라는 뜻으로
가우리 (고려) = 가운데나라 = 중국中國 을 사용한 것입니다.
고구려 다섯부족중에
가운데에 위치한 주몽의 부족이 가장 우위에 있어서
중심이 되는 가운데 나라 라는 개념을 ( 오행의 개념)
확장하여 주변 다른 나라들의 중심이 된다는 뜻으로
가운데 나라 = 가우리 = 중국中國 이라고 했던 것이죠.
그 당시 지나에서도 중국中國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중앙의 수도中京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였지
나라 이름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후 지나의 국력이 강성해지자
신라와 고려(왕건), 조선에서는
가운데 중심되는 나라라는 보통명사로
지나를 중국中國이라고 칭하였습니다.
고구려인들은 스스로를 천하의 중심으로 여겨
나라이름을 가우리(가운데나라, 중국中國)라고 했는데
고구려가 망한 이후로 우리 한민족은
스스로 변방의 나라를 자처하면서
지나를 가운데 나라로 삼고 그에 예속되어 버린 것이죠.
중국이라는 뜻을 국명에
정식으로 사용한 나라는
'가운데 있는 나라 = 가우리 ' 뜻을 가진
고구려가 동아시아 역사상 최초인 셈입니다.
일본日本 이라는 단어도 백제에서 먼저 사용했고
중국中國 이라는 뜻도 고구려에서 먼저 사용했던 것인데
후손들이 못나서 제대로 밝히지도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나라를 천하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긍심을 가지고 만사에 임하는 것은
한 개인과 마찬가지로 나라와 민족에게도 좋은 일인듯 싶습니다.
자기 우월주의에 빠져 주변나라를 비하하고
침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문화와 민족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
주변국가와 상호 선린의 우호적인 외교를 펼친다면
참으로 아름답고 건강한 나라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