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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3-25 04:17
[기타] 두음 법칙을 거부하는 이유
 글쓴이 : 위구르
조회 : 1,386  

3-4개월 전부터 굳이 두음법칙을 무시하고 글을 써서 잡음을 일으켜(?)왔는데 본인이 두음법칙을 쓰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1. 역사 지명을 살리지 못한다.

고구려 서부 경계의 핵심 지명이 요수였는데 더 오래전에는 열수라 했다. 열과 요가 통하여 그리 되었는데 두 글자 遼(멀 료)와 列(벌일 렬)의 공통점은 실제론 ㄹ발음이라는 점이다. 즉, 고대, 중세에 고구려 서부의 그 강을 우리는 료수, 렬수가 불러왔다. 그런데 그것을 이제와서 제멋대로 바꿔 ㅇ으로 발음한다는 것은 꽤 황당한 일이다. 

2. 외래 용어와 외국 명사를 왜곡한다.

불교 용어인 열반(涅槃)은 범어 니르반을 음차한 단어인데 첫 자음인 ㄴ이 어째서 ㅇ이 되었냐 하면 그것 또한 두음법칙 때문이다. 涅(흙 녈)은 원래는 녈로 읽고 따라서 녈반이라 하면 니르반이란 단어를 음차했다는 것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데 이것을 ㅇ으로 바꾸어버려 원형을 없애는 비상식적인 상황은 우리나라 외에 없을 것이다.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존속한 비엣남의 레 왕조의 경우에는 왕조의 명인 레가 건국자의 성씨에서 유래했는데 한자로 쓰면 黎이다. 그런데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비엣남어로 레러이(黎利), 레응우옌롱(黎元龍)의 한자 발음을 우리 방식으로 읽으면 여리, 여원룡이 되어 첫 음절의 ㄹ이 ㅇ으로 바뀐다. 이 역시 외국어의 실제 발음을 무시하는 행태이다.

3. 된발음을 양산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인이 두음법칙을 쓰고 안쓰기를 번갈아 해본 결과 두음법칙을 쓸 때 된발음이 더 자주 발음됨을 깨달았다. 역사(歷史)를 '력사'라고 발음하면 사실 발음하기가 '역사'보다 어려워 저절로 발음이 늘어져서 '력사'와 '리역사'의 중간 즈음으로 발음되는데 이렇게 되면 도리어 여유가 생겨 된발음이 생길 필요가 없이 부드럽게 발음된다. 그러나 역사라고 하면 역과 사 사이에 여유가 없어 급하게 발음하게 되어 사가 '싸'에 가깝게 발음된다. 

다만 이것은 본인의 주관적 견해이므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이유 등도 있지만 핵심은 우리말을 얼마나 보전하느냐이다. 두음법칙이 발음을 편하게 해주고 실제로 언어는 편한 방향으로 변화하는게 사실이지만 원형을 무시하고 바꿔가며 편리성을 추구함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러므로 조상을 위해, 후손을 위해 두음법칙을 거부한다. 

-끝-


두음법칙 없이 댓글을 쓰다 보니 비아냥대는 분, 의문을 표하는 분, 걱정해주는 분이 있어서 이 참에 제 생각을 써봤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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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esar 21-03-25 11:26
   
본인 취향이니 존중합니다.

그러나 거부반응도 대부분의 취향이니까 역시 존중받아야죠.
그것도 많이.
     
위구르 21-03-25 12:00
   
거부도 취향 걱정도 취향 오지랖도 취향
Joker 21-03-25 16:22
   
저렇게 자신의 뚜렷한 철학과 소신이 있어서 그렇게 하신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인정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뭐 이 분이 공적인 문서 작성할 때 그렇게 하실 것도 아닐 거고
그냥 인터넷에 게시물 같은 거 올리는 정도로 그렇게까지 공격당할 만한 일일지
     
위구르 21-03-26 08:06
   
제 관점을 인정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구름위하늘 21-03-26 12:21
   
저도 두음법칙이 현대국어의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큰 문제없이 "ㄹ" "ㄴ"을 발음할 수 있습니다.
익숙하다와 익숙하지 않다의 차이일 뿐입니다.
발제글에서 불필요성을 주관적으로 말씀하셨지만, 
객관적으로도 두음법칙은 일관성도 부족합니다.
한자어와 순우리말이 조합되는 경우가 대표적인데 예외가 너무 많고,
그 예외에서도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예외의 예외가 있습니다.

현대국어에서 두음법칙과 비슷한 문제는 "사이시옷" 규칙입니다.
이것도 두음법칙 만큼이나 필요성과 불필요성이 혼재하고,
그 규칙도 일관성이 매우매우 부족합니다.

사이시옷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조금 다른 "사잇소리"도 한글의 표기 방법과 다른 발음 규칙도 문제입니다. 

“합성어 및 파생어에서, 앞 단어나 접두사의 끝이 자음이고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음절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에는, ‘ㄴ’ 음을 첨가하여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한다.”라고 서술한다.

솜-이불[솜ː니불]

그냥 "솜이불"로 발음해도 문제가 없는데, 저 규칙으로는 "솜니블"로 발음해는 것이 맞다는 것 입니다.
     
위구르 21-03-28 22:44
   
결국 발음상 문제가 전혀 없는데 과거의 원래 발음으로 회귀하지는 못할 망정 억지로 두음법칙을 고수하는 것도 모자라 사이시옷이라는 황당무계한 것을 법칙이라고 만들어서 강요하니 국어원이 간첩의 무리로 의심될 지경입니다.
     
iota 21-03-29 03:07
   
저도 그동안 별 생각없이 써 왔는데, "ㄹ"을 본래 대로 발음하고나니 뒤에 따라오는 소리들이 확실히 부드러워 지는군요... 역싸... 력사... 확실히 뒤의 ㅅ 이 부드러워지네요.
          
위구르 21-03-30 05:24
   
력사도 그렇고 렬수(列水), 렬사(烈士) 등등 뒤에 ㅅ발음이 오는 단어들을 전부 앞의 ㄹ발음을 그대로 살려서 말하면 된발음이 없어지거나 약해지죠. 사이시옷과 함께 된발음 량산의 원흉이 두음법칙입니다
안매운라면 21-03-26 18:17
   
두음법칙이 자연법칙도 아니고 법칙이라고 부르는 건 과하죠.
두음현상 정도면 모를까.

다른 글자들에 두음법칙을 적용하는거까지는 별생각 없지만,
사람의 성과 이름자에서는 예외적으로 예전 발음을 그대로 쓰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놈의 두음법칙이 한국어에 적용된지가 생각보다 길지도 않음.
초대대통령 선거포스터에 이승만은 없음. 리승만이었음.

나로서는 내 할아버지가 쓰던 성을 두음법칙으로 바뀌지 않은 예전 그대로 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음..
     
위구르 21-03-28 22:46
   
제가 두음법칙을 거부하는 주 리유가 조상에 대한 례의인데, 두음 법칙의 용례가 전체적으로 불만스럽지만 그 중에서도 이름조차 왜곡되게 부르는 것은 패륜 행위에 다름 없다고 봅니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위해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매운라면 21-03-29 14:35
   
두음법칙이랍시고 한국어문법에 박아넣은 분들은 무슨 생각이셨는지 모르겠음.
그냥 한국인은 단어첫마디의 ㄹ ㄴ 발음이 약화되는 현상이 있다 정도로 정리했으면 됐을거를
한국인은 단어첫마디의 ㄹ발음이 안된다며 법칙이라고 규정해버린 건 도통 이해 안 감.
그분들도 라디오 들으며 라면 끓여먹고 롯데껌 씹으셨을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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