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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15 13:31
[한국사] 광개토태왕때 고구려와 안라가라가 동맹을 맺었던게 아닐까요?
 글쓴이 : 안라인수병
조회 : 1,415  


광개토태왕비문에 보면 고구려가 신라를 도와 보기5만대군을 보내 왜구를 신라에서 싹 쓸어버리고
급기야 임나가라의 수도인 종발성까지 함락하는 기록이 등장하는데요
이대목에 훼손된 부분이 매우 많아 정확한 판독은 힘든 상황이지만 안라인 수병이라는 존재가 등장하는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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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 9년(399) 기해(己亥)에 백잔이 맹서한 바를 어기고 왜(倭)와 화통(和通)하므로, 왕이 평양(平穰)으로 순하(巡下)하는데, 신라(新羅)에서 사신을 보내 왕에게 아뢰어 이르었다. "왜인(倭人)들이 그 국경(國境)에 가득차 있어, 성과 못을 궤파(潰破)하니, 노객(奴客)16은 민(民)이 되어 왕에게 귀의[歸]하기를 청명(請命)하나이다." 태왕이 은혜롭고 자비로와 그 충성됨을 불쌍히 여기니, …(1자 불명) 사신을 보내 돌려보내 (왜인을 무찌를) 계략을 고하게 하였다.

 

(영락) 10년(400) 경자(庚子) 교(敎)를 내려 보병과 기병 5만을 보내 신라를 구원토록 하였다. 남거성(男居城)으로부터 신라성(新羅城)17까지 왜(倭)가 그 가운데에 가득하였다. (고구려군의) 관군(官軍)이 이르자[方至] 왜적(倭賊)이 물러났다. …(2자 불명) 뒤를 급히 쫓아 임나가라(任那加羅) 종발성(從拔城)에 이르렀다. 성이 곧 귀복(歸服)하자 안라인수병(安羅人戌兵)1819 신라성(新羅城), ▨성(▨城)을 …하여 왜구(倭寇)가 크게 무너졌다.20 … 안라인수병(安羅人戌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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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ㅡㅡㅡ처] 광개토왕릉비문|작성자 원한의 거리


안라는 바로 경남 함안의 아라가야의 한자표기명인데 위에 보시다시피 훼손된 부분때문에 더이상의 판독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고구려군이 임나가라의 종발성을 함락한후 비문의 맥락을 통해 추측해보자면
고구려의 주력군인 보기5만의 대군이 계속 낙동강지역에 주둔할수 없으므로 고구려에 새로이 동맹 내지 속방을 자처한 경남 함안의 아라가라측이 고구려군을 대신해 이지역을 방어하게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으로 가정을 해봤습니다.

아라가라가 어째서 고구려를 도와 임나가라의 점령 및 왜구의 도발을 막는 역할을 수행한것이지?하고 고개가 갸우뚱해질수 있지만 
사실 포상팔국의 난이 일어나는 3세기 중반무렵부터 함안의 안라가라와 김해의 임나가라는 서로 경쟁적인 위치에서 자신들이 가야연맹체의 맹주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상당한 갈등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4세기 무렵 부터 갑작스럽게 김해 대성동 복천동에 대형 고분들이 축조되고 부여인들의 내습으로 보이는 부여 내지 선비계통 말관련 유구, 무기 청동솥 각종 북방계 장신구들이 쏟아져나오는 시기와 동시에 임나가라의 세력이 더욱더 급속히 팽창하면서 임나가 가야연맹체의 실질적인 맹주역할을 차지하게 됩니다.

또한 근초고왕이후 전남 마한지역으로 계속 팽창해오는 백제의 외압이라는 또다른 강력한 압박때문에 
동으로는 임나 서로는 백제라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속에서 안라는 존립의 고민에 깊이 빠져있었을 겁니다.

이때문에 그전까지 임나와 경쟁적인 위치에 있고 한강이남의 무적의 초강대국 백제의 압박에 노출이 되어있던 안라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것이고
때마침 고구려 대군의 등장으로 공동의 적인 임나와 백제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던 안라는 신속히 고구려의 편에 붙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경남 함안에서 발굴된 고구려식 마갑은 고구려군과 안라가라간에 군사적 정치적 동맹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함안 마갑총(馬甲塚) 마갑(馬甲).gif
<경남 함안 출토 고구려식 마갑>

사실 우리에게는 아직도 생소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미완의 고대국가 가야연맹체의 치열했던 외교사를 들여다보면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합니다.

5세기 후반부터 그전의 맹주였으나 고구려의 침공으로 박살이 나버린 김해의 임나를 대신하여 새로운 맹주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고령지방의 반파국 즉 대가야와 전통적인 남부 가야연맹체의 강국 안라간에 새로운 경쟁구도와 이들을 둘러싼 한반도 남부의 강자였던 신라와 백제의 틈바구니속에서 이들 가야연맹체들이 독립을 유지하기위해 몸부림쳤던 흔적들이 외교사에 고스란히 담겨있죠.

특히 6세기 전반 백제의 성황이 고구려에 빼앗긴 한강유역 고토회복을 위해 지금의 전라도지방에 대한
대가야와의 군사적 정치적 외교적 대결구도에서 승리하고 급기야 가야연맹체에 대한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하자 안라가 주축이 되어 가야연맹체 모든 나라들과 백제 신라 바다건너 왜의 사신까지 불러들인 대규모 국제회의를 개최한 사실(이를 학자들은 고당회의라고 부릅니다.), 신라 법흥왕이 임나를 완전히 복속시키고 대가야 및 가야연맹체에 대한 정복 수순을 밟기 위해 자신의 공주를 대가야에 시집보내면서 스파이들을 딸려보내 가야연맹체 각국에서 공작을 벌이게 한 일 등등 21세기 치열한 현대외교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봐도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서기에 보면 백제사신이 왜국 조정에 와서 왜국에 격렬한 어조로 따진 사건이 등장합니다.
 백제 성왕때 왜국과 안라가 비밀리에 고구려와 공모하여 백제의 어느지역을 고구려군으로 하여금 공격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백제에 발각된 것입니다. 이때문에 백제 성왕이 대노하여 왜국에 사신을 파견하고 이에 대해 맹렬히 따지자 왜국은 자신들이 어찌 그런짓을 하겠는가하고 쩔쩔매며 백제사신을 달래기 바쁩니다.
그러자 백제는 이번사건을 모의한 안라를 그냥 둘수 없겠다고하여 백제군으로 하여금 안라지역에 성을 쌓게 하는등 아라가야에 상당한 군사적 시위를 벌이게 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라가라는 갈수록 팽창해가는 백제 성왕의 압박에서 살아남기위해 고구려와 비밀리에 내통하면서
고구려로 하여금 백제에 군사행동을 촉구하는등의 적즉적인 외교전을 펼쳐갔던 것이죠.

아무튼, 5세기경 고구려가 한반도 남부까지 그 세력을 급속히 팽창하면서 한강이남의 전통적 초강대국이었던 백제의 기세가 꺽이고 낙동강 유역의 맹주였던 임나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또다른 지역강자였지만 더 강했던 백제와 임나의 기세에 눌려지내던 아라가라가 살길을 찾기 위해 신속히 고구려군에 부응했던 외교적 처세... 이것이 지금 제가 추측하는 그당시의 모습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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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닥터 16-08-15 22:53
   
포상팔국.고당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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