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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학자 심백강 인터뷰 (上)- "우리는 예맥족의 후예"
“중국 강서성 출신으로 대만 중앙연구원 민족학연구소장을 역임한 문숭일(文崇一)은 <예맥민족과 그 문화>라는 책에서 <예맥족은 오랜 역사를 지닌 민족이며 동시에 강대한 민족이다. 한나라 초기에 중국의 북쪽지역(섬서ㆍ산서ㆍ하북성의 북쪽)과 황해ㆍ발해연안에 모두 그들의 족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즉, 광대한 지역에 걸쳐서 활동했던 강대한 민족으로 간주한 거죠.
문숭일은 또 <예맥민족을 상고시대 소호씨(少昊氏)의 조이(鳥夷) 계통에 속하는 민족>이라고 했는데, 소호씨는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와 함께 동이족 시조의 한 분으로 여겨지는 분으로 중국 역사의 출발점에 해당합니다. 또한 문숭일은 <맥족은 순임금이나 은나라와는 정치적 문화적으로가 아닌 혈통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심 원장은 “문숭일의 말을 정리하면, ‘예맥민족은 중국 역사문화에서 아류가 아니라 그것을 창조하고 개척한 주체요 주인이었다는 소리’”라며 “이런 예맥의 적통을 오늘에 계승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한국인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의 민족사학자가 이런 소리를 하면 식민사학에 오염된 일부 강단사학자들은 국수주의에 빠진 재야사학자의 잠꼬대쯤으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심 원장은 “하지만 문숭일은 ‘오랜 역사를 지닌 강대한 민족이었던 고대의 예맥민족이 오늘날의 누구인가를 가정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하면서 말꼬리를 흐렸다”며 “이에 반해 중국 근현대 역사학계의 태두로 불리는 여사면(呂思勉ㆍ1884~1957)은 대놓고 ‘예맥족의 후예가 바로 고조선ㆍ부여ㆍ고구려ㆍ백제로 이어진 우리 한국인의 조상’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여사면은 <동양역사상에서 한족을 제외하고는 맥족이 가장 수준이 높은 민족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동양역사상에서 한족이 중국의 지배세력으로 등장한 것은 진나라ㆍ한나라 이후>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진ㆍ한 이전 동양역사상 수준이 가장 높았던 위대한 민족이 맥족이었다는 논리가 됩니다. 여사면은 특히 <고대 조선은 결코 한반도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대체로 연나라의 개척에 의해서 동쪽으로 발전해 나간 것>이라고 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