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원도 불분명하고
조그만 카누로 태평양을 횡단하는 항해술이며
콜럼버스보다 수백년 먼저 고구마를 재배했는데
18세기 발견 당시에도 원시적인 사회에 머물러있던 폴리네시아인들은
정말 많은 베일에 싸여있어요.
3천년 전에 남중국에서 타이완으로 이주한 게 폴리네시아인의 시조라는 설부터,
6~8천년 전에 뉴기니 근처 섬에 이주한 아시아인이 시조라는 설까지 다양한데
아무튼 동남아나 남태평양에서 점점 바다너머 곳곳으로 조금씩 이주하더니
호주를 넘어서 뉴질랜드도 가고
하와이로도 가고
그보다 훨씬 먼 이스터 섬까지도 갔어요.
뉴질랜드, 하와이, 이스터 섬. 세 군데 모두 거리가 수천킬로미터임에도 불구하고
각 섬의 원주민들은 서로 말이 통한다고합니다. 이주한 지 수천년에서 수백년이 흘렀을텐데도, 서로 방언차이밖에 안난다는 것이죠.
더군다나 이들은
조그만 카누에 가축이랑 사람 수십명을 태우고
바다에 떠서 수천킬로미터를 항해할 정도였다니
고대시대 청동기시절부터 철기까지
문명사회에서 항해술로 뛰어나다는 민족들도
육지와 가까운 해양을 돌아다닌 게 전부고
가장 멀리가봐야 대서양인데
폴리네시아인들은 나무와 돌만 가지고도 대서양보다 훨씬 넓고 망망대해인 태평양을 건넜다니
정말 미스테리입니다. 이들이 아예 바다건너는데에 특화된 새롭게 진화한 인류가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게다가 폴리네시아인들때문에
고구마의 기원이 미궁으로 빠졌어요.
콜럼버스보다 훨씬 먼저 고구마를 재배해서 먹고살았는데
이들이 도대체 어떻게 고구마를 남미에서 가져왔는지
설명이 안 됩니다.
폴리네시아인이 고구마를 먹기 시작한 게 약 11세기부터인데
그 당시의 남미 문명인들과 교류한걸까요?
페루의 원주민이 바다를 타고 폴리네시아인들에게 전파시켰다는데
이 설 말고는 딱히 고구마가 어떻게 전파됐는지 설명이 안 됩니다.
오죽하면 '고구마 스스로 태평양을 건넜다', '사람이 고구마를 전파한 게 아니라 고구마가 바다를 건너는 힘이 있었다'라는 주장까지 나오겠습니까.
폴리네시아인이 살던 환경이 바다를 타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는 조건이라 쳐도
그 극악한 조건에 사람이 어떤 문명의 지식도 없이
그저 생활에 의한 선조들의 지혜라는 명목으로
바닷물의 흐름만 가지고 수평선 너머가 어떤지를 내다볼 수가 있었을까요?
정말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