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전은 환경과 깊게 연결 되어 있습니다.
화약을 최초로 개발하고 17세기까지 세계문명을 선도했던 중국이지만 무기가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주변에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반면 유럽은 고만고만한 나라끼리 치고 받고 싸우느라 중국에서 전래된 신문물인 화약무기를 적극적으로 연구 했습니다.
그리고 도자기를 복제하기 위한 실험등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확립하고 학문 연구에 대 폭발이 일어났죠.
반면 동양은 주변에 싸울 적이 야만인 밖에 없고 신라시대 이후 중국과 한국의 전쟁도 없었습니다.
명이 무너지고 청이 세워진 이유는 내부의 혼란 때문이지 여진족이 강했기 때문이 아니죠. 또 이러한 이벤트는 수 백년에 한번 벌어질 정도니 특별히 이를 대비한 무기경쟁을 벌일 이유도 없죠.
만일 중국이 통일되지 못하고 조그만 국가로 쪼개져있는 상태에서 화약무기가 도입되었다면 아마 세계를 정복한 것은 동아시아 국가들 중 하나였겠죠.
그런 면에서 중국의 통일은 중국 국민의 평화를 가져왔지만 문명의 정체도 가져온 셈이죠.
그런데 중국의 통일은 한자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겁니다.
하나의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정보유통과 통제가 가능해야 되는데 뜻글자는 말이 달라도 글로서 소통하며 관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줬죠.
유럽처럼 표음문자만 썼다면 각 지방 사람은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문화적 관습도 다르고 하나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을 겁니다.
한국의 경우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선 결정적 원인중 하나는 명나라의 해금령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한국 주변에 제대로 무역할 국가가 중국 뿐인데 중국의 해금령 때문에 고려의 대외무역이 박살나고 상업세력이 힘을 잃으면서 사대부가 권력을 잡게 됩니다.
만일 지금 한국의 대외 무역이 막힌다면 한국이 망할까요? 안망할까요?
그런면에서 조선의 조공무역과 자급자족의 농업위주 경제 정책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유교는 점차 교조화 되고 좁은 땅덩어리 내에서 해결하려니 사치를 금하고 청빈의 강조하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죠.
일본이 개항하고 조선이 개항한 시점은 22년 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22년 동안에 따라잡기 힘든 격차가 생겼죠.
지금으로 부터 22년전이면 imf로 김대중 정부가 막 들어선 시점입니다.
그당시 북한은 공산권의 몰락으로 대외무역이 붕괴되어 소위 고난의 행군 시절이었지만 체제를 버리지 못했고 한국은 민주화로 인해 지금 남북의 국력차는 메울 수 없을 만큼 벌어졌죠.
환경이 문명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그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