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글 : 이주한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저자
2014년 어느 날, 구순에 이르신 최재석 교수님(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께서 내게 점심을 같이 하자고 전화하셨다. 다음 날 교수님을 찾아뵙자 “큰일입니다”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으셨다. 무슨 일인지 여쭌 후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정말 큰일이에요. 제 제자 교수들이 계속 소식을 전해옵니다. 지금 이병도 사단이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선생님들을 죽이겠다고 계속 얘기 나누고 있답니다.”
“교수님,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기동(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측근들하고 저쪽 사람들이 원수를 갚겠다고 하는데요?”
“원수를 갚는다고요?”
“네. 반드시 원수를 갚겠다고 한 대요. 저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데요. 정말 무서워요”
“교수님, 아무 걱정 마십시오.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어떻게 달라졌어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우리역사의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그쪽이 죽게 생겼습니다.”
“저들은 악랄하게 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교수님, 저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김현구 교수(고려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가 이덕일 소장님을 고소한 거 아세요?”
“네? 김현구 교수가 고소를 해요?”
“이덕일 소장이 ‘우리 안의 식민사관’에서 김현구 교수의 임나일본부설을 비판했는데, 출판가처분과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어요.”
“아, 어떻게 그런 일이...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쯧쯧.. 참 창피한 줄을 모르네요.”
그날 최재석 교수님은 삼계탕을 사주시며, 젊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신을 불러달라고 하셨다. ‘이병도사단’을 철벽으로 표현하신 교수님은 젊은 사람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하셨다. 나를 버스에 태우신 교수님은 차에 올라탄 내가 자리를 잡고 앉을 때까지 기다리다 손을 흔드셨다. 다른 때와 달리 표정이 밝지는 않으셨다. 그 이유를 나는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깨달게 되었다. 그의 어두운 표정만큼 철벽은 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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