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일력이라고 해서 습자지 같이 얇고 부드러운 흰종이에 날짜 한장 한장 묶어진 달력이 있었음..
아침에 일어나면 일력 한장 찢어서 화장실 가서 볼 일보고 어제자 일력 종이로 똥닦고 하던 시절
푸세식 화장실 밑닦개는 신문지가 주이고, 화장지는 구경도 하기 힘든 때..
그 때 예수쟁이들은 성경을 나눠주었음..지금이야 성경이 흔하게 보급되었지만
그때는 지금 처럼 교회가 구더기 떼 처럼 많지도 않을 때이고, 가난한 시절이라 성경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지금처럼 전단지 나눠 주는게 아니라 무조건 성경을 갖다 앵겨줬음..어느날 문득 우체통을 열어보면 성경책이 한권 들어있기도 하고.
방학 때 놀 것 없고, 군젓질 거리 없는 애들은 방학때면 무슨 어린이 여름성경학교 이런데로 갔음..
거기 가면 이쁜 누나도 있고, 먹을 것도 주고, 가끔 막대아이스크림(하드)도 하나씩 주니깐..
성경은 물론 공짜임....
그런데 이 성경이 참 유용함.
손바닥만한 크기의 성경은 별로 쓸모가 없어서 쭉쭉 찢어서 아궁이 불쏘시개로 썼고,
간혹 진짜 책다운 큰 성경책이 들어오면 이것은 무조건 푸세식 화장실의 밑닦개였음.
그런데 지금은
성경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져버렸음.......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