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은 성냄의 대표적인 형태다.
빨래를 널고 청소를 하고 설겆이를 하는 등의 집안일은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어느날 생각해 보았다. 왜 집안일은 이렇게 짜증이 날까?
마음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그 원인을 알았다.
집안일 할 시간에 게임을 해야 하는데, 아니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인터넷 들어가 봐야 하는데 등등.........
즐거움에 탐닉할 시간을 뺐긴다고 느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집안일을 하면서 수행을 하기로 했다.
설겆이를 하면서 내 손의 동작과 흐르는 물의 느낌 따위에 집중하고
청소기를 미는 내 손의 동작과 청소기가 지나가는 바닥의 변화에 집중하고
빨랫감을 터는 내 손의 동작과 빨랫대에 너는 동작들에 집중하고....
짜증날 때 마다 내 자신의 움직임에 집중하과, 움직임이 없으면 숨에 집중하고
그렇게 내 자신의 몸뚱아리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짜증이 사라진다.
그리고 경전의 뜻을 알았다.
왜 비구들이 손을 든다고 분명하게 알고 손을 들고, 걸음을 옮긴다고 분명하게 알고
걸음을 옮긴다고 했는지...
사념처의 첫 번째가 왜 자신의 몸인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