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 땅 쪽으로 변경했다는 의혹에 맞서 사업 백지화를 위협하고, 사업 재개해도 종점 변경안 고수 등 강경 입장을 취하는 데 대한 우려와 비판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들에게 오해를 살 만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재단 기부 등의 형식으로 땅을 처분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이 성급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가지고 서로 말들이 많다. 원 장관의 고육지계(어쩔 수 없이 쓰는 대책)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때 유의해야 할 고사성어가 있다”며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그걸 알면 해결책이 나온다”고 썼다. 이하부정관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즉 남에게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토부가 김 여사 일가 땅 근처로 종점을 바꾼 것이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9일 SNS에 “원안으로 추진해서 정쟁의 소지를 없애거나 양평군과 시민배심원, 교통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3의 기구를 구성해 노선을 결정해야 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의 한 비윤석열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김 여사 특검 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야당에서 활용할텐데 총선 전 악재”라며 “김 여사가 양평 땅을 전부 재단에 기부한다고 해야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속도로가 국토부 뜻대로 진행되더라도 국책사업으로 인해 대통령 처가가 얼마나 이익을 보는지 계속 논란이 될테니, 김 여사가 땅을 처분해야 해결된다는 것이다. 김 여사 가족들은 변경된 종점 주변의 선산 말고도 종점이 위치한 강상면과 그 옆 양평읍에 총 29개 필지(축구장 5개 크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의 사업 백지화 선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 나와 “원 장관이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라며 “당연히 (재개)해야 한다. 주민들 뜻을 재수렴해 사업 적합성을 다시 따지는 측면에서 접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국책 사업을 이렇게 하루 아침에 백지화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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