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2006년 연쇄살인을 저지른 조카는 물론, 2007년 동거녀 살인사건 피의자까지 변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자칭 '인권변호사' 이력과 관련한 논란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 후보는 흉악 살인범 외에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세 명도 변호한 사실도 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이 후보의 이종사촌으로, 2006년 연쇄살인을 저지른 조카와는 다른 사람이다.
이 후보가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는 시기에 변호한 살인·조폭 관련 사건 피의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최소 5명이다. 이 후보 자신도 무고, 검사 사칭, 음주운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전과 4범이다.
'조카 연쇄살인' '동거녀 살인' '국제마피아파' 사건 변호한 이재명
이 후보는 최근 자신이 사과한 2006년 '조카 연쇄살인'사건 변호를 맡았다.
조카 김모(44) 씨는 2006년 5월8일 어버이날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각각 19회, 18회씩 칼로 찔러 살해했다.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였다. 김씨는 범행 전날 칼과 테이프 등을 미리 구입했다.
전 여자친구 일가가 살던 서울 강동구 암사동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강동구 살인' =사건으로도 알려졌다. 베란다로 도망간 전 여자친구 부친은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김씨의 1, 2심 변호는 이 후보가 맡았다. 본지는 김씨의 1심 판결문을 단독 입수, 이 사실을 지난 9월13일 보도했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2006년 11월24일 1심에 이어 2007년 2월2일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후보는 2007년 '동거녀 살인'사건 변호도 맡았다. 이 시기는 국제마피아파 소속 조직폭력배 변호를 맡았던 시기와 겹친다.
'동거녀 살인'사건은 2007년 8월3일 발생했다. 이모 씨가 자신과 4년간 동거한 40대 여성 천모 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저지른 살인사건이다.
이씨는 범행 당일 흉기와 농약을 준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천씨 집을 찾았다. 이씨는 천씨의 두 딸이 있는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농약을 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그러고는 "딸 앞에서는 못 마시겠으니 딸을 내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천씨의 복부 등을 여덟 차례 찔렀다. 천씨는 다음날인 2007년 8월4일 병원 치료 중 숨졌다.
이 후보는 이 사건 1심 변호를 맡았다. 본지는 '동거녀 농약살인사건' 1, 2심 판결문에 근거, 지난 11월17일 이를 보도했다. 이 후보와 K변호사는 2007년 9월13일~2007년 11월15일 세 차례에 걸쳐 이씨의 1심 재판에 나갔다.
1심 재판부는 2007년 11월15일 살인,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 위반 혐의를 받던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심신미약 등을 주장하던 이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이 후보는 성남시에서 활동하는 국제마피아파 소속 조직폭력배 조직원의 1심 변론도 맡았다. 2007년 3월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진 조직원 47명 중 2명(B씨, C씨)과 관련해서였다.
이들 2명은 모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단체등의구성·활동) 혐의로 기소됐다. 이 후보는 B씨와 C씨 재판에 2007년 4월5일, 7월23일, 8월13일, 8월27일 출석했다.
이 사건이 끝나자마자 이 후보는 B씨의 다른 사건도 맡았다.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B씨의 1심 변호를 맡은 것이다. 이 후보는 2007년 12월28일~2008년 2월15일 총 5회 법정에 출석했다.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이종조카도 변호
이 후보가 '조카 살인사건' 변호와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과거 이 후보의 '이종조카 변호' 발언도 새삼 화제다. 이 후보는 2018년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조폭 연루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심지어 제 이종조카가 중학교에 다닐 때 국제마피아 중학생 조직원이었는데, 그때 제가 그 애를 네 번 변론해 줬다. 조카인데 어떻게 하는가"라고 해명했다.
이때 언급된 이종조카는 이 후보가 지난 24일, 26일에 걸쳐 사과한 사건 속 '조카'와는 다른 인물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9일 본지에 "둘은 다른 사람으로 '중학생 조카'는 이종조카, 이종사촌의 아들"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