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9★ [신화, 헤게모니, 이데올로기]
신화가 그것이 감싸는 모든 것을 자연화, 당연화하는 작용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런 힘의 원천을 헤게모니 hegemony라고 부른다.
신화는 패권이 아니다. 패권은 신화 뒤에 있고, 신화를 통하여 이데올로기로 명시된다.
원래 헤게모니라는 말은 권력집단이 현상을 유지할 목적으로 강압이나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문화형식(신화, 이미지 등 본질적으로 기호론적 체제)을 가지고 피지배자들의 의식을 조작하여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논리를 자연화 또는 상식화시킴으로써 권력집단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따라서 패권 개념은 모든 것을 기정사실화한다.
이러한 패권 개념은 이데올로기보다 상위의 개념이다. 그것은 눈에 띄지 않는 잠재적 에너지 같은 것이다. 패권이 잠재적인 것임에 비해 이데올로기는 명시적인 것이다. 그래서 패권의 잠재적 에너지는 이데올로기를 통하여 명시적인 활동, 바꿔 말하면 실천praxis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