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를 보면 제가 신입생 당시에만 해도 학내 주요 이슈였던 노동자 인권 문제 등이 여성인권 이슈로 거의 완전히 대체되었고,
사과대나 문과대, 국제대 등에는 페미니즘 관련 수업이 한학기에만 해도 수십개가 열립니다. 신입생 OT에서도 관련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알구요.
꼭 페미니스트를 자청하며 시위를 다니는 부류가 아니더라도, 주위 여학우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연애하면서도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암묵적으로나마 지지하고 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남학우들 같은 경우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고 있거나 (예를 들어 저희 학교 같으면 학생회비로 운영되는 총여학생회가
있지만 남학생은 투표가 불가능합니다.) 여성이슈 일색의 논의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여친이랑 페미 문제로
싸웠다느니 하는 소리도 친구들과 술 먹다 보면 자주 듣습니다.
당장 20대 남자 입장에서 현재 느끼는 것은, 실질적인 피해라기보다도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비난을 받고 있다는 억울함,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우리의 목소리만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소외감, 우리가 앞으로 뭘 어떻게 해서 우리 삶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 데서 오는 무력감. 이 세 가지인 것 같습니다.
오늘 내내 올라오는 글처럼 이게 출산율이나 성혼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단언은 못하겠습니다만, 결혼에 있어 금전적인
부분에 더해 심리적인 부분에 있어서 위축요인이 될 수는 있겠으며, 내가 상황을 바꿀 자신이 없으니 장을 이탈하고 싶다는, 소위
말하는 '탈조선'에 대한 생각이 강해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교사로 일하는 분의 말을 들어보면 교실의 상황은 제가 느끼는 것 이상이라는데, 앞으로 정말 어떻게 될지 두렵기만 합니다.
탈조선이 현20대에 최대 희망이자 드림, 목표가 되어가는 중이죠
사실 가장 피해를 보는 건 20대 남자가 아니라 그 아래인데.
성별무관하게 미친 페미세뇌질을 견뎌내야 하는 어린 친구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