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요즘 다문화 문제, 자주 기사에 나옵니다. 그런데 진보던 보수던 이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정부측은 외국인 노동자를 잘 활용하면 유용할 노동자원으로, 진보는 인종차별이라는 가치에서 한국을 진보시키자는 윤리적 측면에서만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일정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같습니다. 한국에는 이미 외국인이 백만명이 넘게 있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가 만약 문을 열어놓으면 이 숫자는 순식간에 수백만으로 불어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천만도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한국의 노동자가 그리했듯이 아파트를 받고 노동해주는 계층이 되면 부동산 거품 놀이는 좀더 오래가겠죠. 썩어 무너져가는 아파트라도 그들은 기꺼이 돈주고 들어갈 것입니다. 10년뒤 20년뒤 낡은 아파트촌들은 외국인들 저소득 노동자마을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영어는 안들리고 스페니쉬만 사방에서 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단기간에 대한민국보다 더 큰 지역이 점령 당하듯이 바뀔 수 있는가도 보았습니다. 거리를 걸으면 스페니쉬만 하고 버스에서도 기본적으로는 스페니쉬로 설명이 나오고 그 밑에 영어도(!) 있습니다. 영어를 쓰는 토종 미국인들이 마이애미를 떠난다고 하더군요, 융화가 안되서 입니다.
저는 예루살렘에서 2년간 살면서 여러가지 종교적 문화적 분쟁이 어떻게 끝없는 싸움과 분쟁을 만드는 가를 봤습니다. 미국에서도 4년간 살았으며 일본에서도 4년간 살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화를 겪으며 그게 어떻게 융화될 수 있는가 혹은 융화되는 것이 불가능한가를 느껴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한국이 다수의 외국인노동자를 지금 이 순간 한국땅에 들여놓고 그들을 뿌리박게 하는 것은 임진왜란이나 몽고의 침략 이상의 국난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저는 확신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문화를 너무 우습게 압니다. 그게 그렇게 쉽게 전파되고 일반론으로 섞여서 살 수 있다면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이 왜 오늘날 그렇게도 가난하고 처참하게 살까요. 왜 그들은 미국에서 미국적 가치를 수입하고 부자나라가 되지 못했을까요. 왜 이스라엘에는 평화가 없을까요.
물론 문화는 폐쇄적이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문화는 개방적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개방적이 되는 것은 개방할 것이냐 안할 것이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입니다. 환자는 영양소를 섭취해야 몸이 튼튼해 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소화도 못할만큼 밥을 먹으면 더 아파질 것입니다. 죽을지도 모릅니다.
격어보지 못한 사람이 이스라엘도 그럭저럭 산다고 합니다. 거기서 힘없는 사람의 삶은 정말 비참합니다. 미국도 잘살지 않냐고 말합니다. 우리가 미국사회가 가진 것처럼 자원과 힘이 있다는 생각은 큰 착각입니다. 미국은 전세계를 선도한 엄청난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국가로 군림해 왔기 때문에 엄청난 이민을 받아들이면서도 문화적 핵심이나 가치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지금은 미국도 그게 안되서 사회문제를 이겨내질 못합니다. 유럽에서 폭동나는걸 보면서 유럽적 인권, 보편가치 운운 합니다. 그들은 어느 정도 책임질 이유라도 있습니다. 식민지로 부를 착취했으니까요. 우리는 식민지로 착취당했던 주제에 국경을 개방해서 안그래도 희박한 사회적 정체성을 흐리려고 합니다.
일단 다민족 사회로 변하면 경제건 정치건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일이십년만 지나면 이 땅에서 태어난 회교도나 이 땅에서 태어난 중국인들이 파벌을 이뤄서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땅의 저소득층은 그 외국출신의 노동자와 뒤섞여서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을 겁니다. 선거는 다시 지금보다 더한 혼란속에서 부패로 얼룩지기 쉽상입니다.
우리와 한 민족인 사람들이 수천만명이나 북에 있으며 굶고 있는데 우리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어리석음은 그야말로 필설로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어리석음이 아니겠습니까.
4대강 건설은 국토를 절단내는 엄청난 일이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이 외국인 노동자문자도 절박합니다. 우리 사회의 기준과 가치문제, 공동체문제, 문화의 문제가 정말 절박합니다. 일단 외국인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그들은 대거 그들의 가족을 불러들입니다. 그게 미국이던 일본이던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는 인종차별을 하자고 하는게 아닙니다. 외국인은 한국에 자리잡으면 안된다고 말하는것고 아닙니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그걸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는 선택과목이 되었다죠? 이제 우리는 명절에도 한복을 안입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독교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유교적이라고 불리는 것은 모두 사회악으로 매도당하고 유럽과 미국과 일본의 것이 마구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다 자유인 것같지만 미국적 문화가 주도권을 꽉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여러문화가 섞여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일본도 일본문화가 꽉잡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안정이 깨지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같은 허약체질이 다수의 외국인들을 받아들이면 한국은 엉망이 될 것입니다. 뭐가 한국적인 것인지 한국사람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상식적으로 돌아가고 절차가 잘 정착된 나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본사람은 일본 것이 옳다고 할 것이고 필리핀 사람은 필리핀식 윤리를 중국사람은 중국사람윤리를 주장할 것입니다.
말이 끝없이 늘어지니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북한을 생각하고 이 문제를 생각하면 참으로 눈물나도록 답답합니다. 여기저기 게시판에서 한국 사람들이 사소한 시비를 가지고 싸우는 모습을 봅니다. 자기들끼리도 이 정도 국민통합도 못하고 화합도 못이뤄내면서 전혀 낯선 사람들을 왕창 들여와 우리나라 국민으로 만든다는 생각은 일이십년뒤에는 외국에 이민가서 나만 잘살겠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못할 것입니다. 그게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안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