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미완의 학종 개선해야"=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학종이 공정성과 형평성 등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폐지하기보다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 마다 가진 재능이 모두 다르다"며 "이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낼 수 있는 교육의 출발점에 학종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소재 한 일반고 교사는 "학종을 통해 교실수업 분위기가 바뀐 건 사실"이라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처럼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학종을 개선해 기회를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소재 일반고 한 교사도 "강의식 수능수업이나 EBS만 보도록 하는 수업은 이젠 바뀌어야 할 때"라며 "우리나라 입시제도 가운데 교실 수업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은 방식은 학종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서울 주요대학의 학종 쏠림이 심각한데 학종선발 비율이 30%를 넘지 않도록 조정해 수시 학생부교과나 정시 수능 등 다른 전형으로 분산 지원토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학종의 비교과 비중을 낮추고 교과(내신) 비중을 높여 전형간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강원 동해시 북평고를 졸업하는 김세현군(19)도 수능 전형만 있었다면 자신이 희망했던 교대 진학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종이 있어서 별다른 사교육을 받지 않고 공부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었다"며 "학종 준비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활동은 스스로를 한 단계 성장시켜 준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학종이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결과도 있다. 경희대 입학전형연구센터가 2017학년도 출신 지역별 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소득이 높은 지역일수록 수능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소득이 낮은 지역일수록 학종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았다. 서울 강남구는 93%가 수능, 7%가 학종으로 입학했지만, 경기 이천시는 92%가 학종, 8%가 수능으로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