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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정화를 강행하면 국정 교과서가 처음 적용되는 2020학년도 수능 역사시험에서 문제 출제를 거부하겠다.”
한국근현대사학회 박걸순 회장(충북대 교수·사진)은 22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근현대사 연구자 대다수가 소속된 학회 차원에서 수능 출제 집단 거부를 검토할 뜻도 밝혀, 국정화를 둘러싼 파장은 수능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근현대사 연구자 및 연구 관련 실무자 550여 명이 소속된 이 학회는 정부의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역사학계 90% 좌편향’ 논란 등으로 다른 어느 학회보다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우리는 해방 이후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며 “때문에 이를 연구하는 걸 특히 거북해 하는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 남아 근현대사 연구자들에게 ‘좌파’ 딱지를 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회장은 이어 “좌파, 우파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채 자기들 기준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좌파나 종북으로 몰아가는 건 ‘메카시즘’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박 회장은 국정 교과서 집필진 구성에 착수한 정부가 의도적으로 근현대사 연구자들을 배제하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교육부가 다른 학회에 전화를 돌리며 간담회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리 학회는 한 번도 교육부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집필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교육부는 역사 관련 학회 8~9곳에 간담회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했다.
박 회장은 최근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한 인터뷰에서 “민중 사관을 가진 이들의 집단 거부는 바라던 바”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회장은 “봉건시대에는 소수 세력이 시대를 이끌었지만, 근대 이후 사회를 변혁시키고 발전시킨 주체는 민중”이라며 “이들의 역사를 조명하겠다는 사관을 기존 질서를 통째로 부정하는 세력이나 좌파로 낙인하는 건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세운 ‘올바른 교과서’에 대해선 “역사에는 하나의 올바른 사실이 없다”는 단언을 했다. 박 회장은 “역사는 현재 관점에서 끊임없이 재평가, 재해석 되는 것”이라며 “하나의 ‘올바른 사실’이 존재했다면 ‘5ㆍ16 혁명’이 ‘5ㆍ16 군사정변’이 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과거의 기록이 발견되면 기록의 사실 여부부터 비판하고 여러 관점으로 토론하는 게 역사가의 기본 자세”라는 말로 역사엔 하나의 올바른 사실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