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정치에서 우파와 좌파로 구별하는 건 있어도 보수와 진보로 대별시키는 용어 자체가 없습니다. 보수주의는 있죠. 하지만 보수의 내용은 시대에 따라 바뀌는 거고 현재는 자유주의와 별로 구별되지 않고 다만 공동체의 관습 등에 따른 개입(낙태죄 찬성, 보호주의 찬성 등) 정도만 긍정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죠.
정치에 있어 진보라는 건 그냥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뜻 밖에는 없습니다. 어떤 정치사상가가 자신의 이론은 진보적인 것이다라고 할 때 쓰는 정도죠. 이것 조차도 역사와 정치에 진보라는 게 있느냐라는 이유로 거의 부정되는 경향에 있지만...
보수-진보로 대립시키는 건 보편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아니라 오로지 한국정치에서만 쓰이는 용어입니다. 그간 한국정치가 보수일변도이다보니 보수내에서 특정세력이 자신들을 분리시키기 위해 쓰기 시작한 단어일 뿐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진보는 진짜보수의 준말이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용어의 시작을 보면 우스갯소리만은 아닙니다.
근데 요즘은 좌파가 인기없는 한국적 상황에서 좌파를 포장하는 용어로 오히려 즐겨쓰이는 것 같은데, 통합진보당이 좌파면서 떳떳하게 진보라는 용어를 당명에 걸어놓고 심지어 내가 진정한 진보다라는 소리를 떠들어대던 걸 보면요. 요즘보면 젊은 사람들에게 보수는 나쁜 구습을 지키고 고집하는 세력, 진보는 더 나은 세상과 정치발전을 추구하는 세력이라고 용어의 의미에 따른 착각을 사기적으로 유도하고 있기도 한 것 같구요.
어쨋든 진보라는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는 용어는 애초에 전세계적으로 존재하지도 않고, 그냥 한국적 상황에서 특히 민주당계열에서 좌파라고 오해받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우리도 우파지만 보수주의 세력과는 다르다라는 관점에서 자의적으로 쓰기 시작한 용어일 뿐이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