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손붙잡고 대학 원서를 내러갔던 친구놈이 하나 있다
둘은 수능성적표를 받고 원서를 내고 그 자리에서 합격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 친구놈은 대학교 공부에 재미를 붙였는지 4년 내내 학점도 좋고 해서 1년 기술고시 준비를 한 다음에
공기업에 입사를 했고 대학교 공부에 취미를 붙이지 못한 나는 그런 길 근처에 가지도 못해봤다
군대도 늦게가서 전역하고 시험 준비를 하던 때에 친구놈이 주소지를 지방으로 옮기면 매월 80만원씩 돈이 나올테니
그러지 않겠냐고 했다 돈 한푼 아쉬웠던 시절이지만 젊고 유망한 친구놈 장래에 흠집이 갈까봐 거절했었다
나중에 만나서 커피한잔하고 당구를 치면서 회사생활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는 점심값을 내본 적이 없다고 공공 사업 따내는 쪽에서 로비로 점심값을 대준다는 이야길 했다
학교 다닐 때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할까봐 뭐든 자기힘으로 하던 친구였기에 속으로 많이 놀랬다 부도덕이라고 느끼는 것에 대해 무감각해져가는 친구가 어른이 되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친구가 변해가는 것일까
친구는 여전히 공기업에 다니고 연봉도 주변 친구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고 재산도 잘 모아서 잘 산다
나는 많이 뒤쳐진 삶을 살고는 있다 근데 그 뒤로 마음에 벽이 하나 생긴 것 같다
대학교 다닐 때는 꽤나 진보적이었는데 내가 오히려 보수적이어서 정치이야길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내가 하기가 싫다 그냥 좋은 놈이야라고 되새길 뿐이지
쓰다 보니 뻘글인데 그래도 미미하지만 자기가 생각하기에 정의라는 것은 있는 법이고 누구든 어느 자리에서든 정의를 위해 어느 선에서 노력한다
정의를 말하면 ㅂ신이 되는 사회 정의를 말하면 기껏 너 잘났다라는 소리 밖에 못 듣는 사회에서 이제 좀 벗어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