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이 깊지는 못하여 자세히는 설명을 못 드리나 우리와 북한이 취하는 군비통제의 방법론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설명드릴게요.
이 글의 발단은 어떤 분이 북한에서 한미훈련을 참가한다라는 카더라통신을 가져온 데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제가 배운 군비통제론 하에서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내용이었기에 댓글을 달았습니다만 간첩이냐고 묻네요. 그래서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군비통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군비통제론이라함은 군비축소나 군비제한, 무장해제, 신뢰구축, 군비동결과 같은 것들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여기서 신뢰구축이라는 건 상대국의 군사행동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로써 위험을 감소시키면서 위기관리를 쉽게하려는 제반의 조치들을 일컫는 행위입니다. 상대국의 군사훈련을 참관하는 것이 신뢰프로세스구축의 하나라는 겁니다.
적 군대에 참관하게 한 예가 있냐고 물으셨는데 물론 있습니다.
75년 헬싱키 최종이 정서에서 채택한 신뢰구축조치, 86년 스톡홀름 조약에서 합의된 신뢰구축 조치, 90,92,94년도에 비엔나에서 채택한 신뢰구축조치, 그리고 2000년대에 이뤄진 수 많은 신뢰구축조치 등 예는 많습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군비통제방법론 상에는 차이가 있는데 우리는 정치,경제,사회적 신뢰구축을 통해(개성공단, 이산가족방문, 예술단교류, 스포츠교류등이 이러한 프로세스에서 행해진 것임)을 통해 최종적으로 군사적 신뢰구축을 다시 말해,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예비 단계로 앞서 말한 세 가지 신뢰구축을 위한 조치들을 행한 겁니다. 훈련을 참관하는 건 진행상에 있어 좀 성급하나 순서적으로 보자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반면, 북한은 미군의 철수 등 우리가 하는 운용적 군비통제방법과는 좀 다른(현실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군비통제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계속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것이죠.
사실 이건 통일방법론과는 맥이 닿아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