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의 언어란 시대가 변하면서 그 뜻도 변할 수 있죠.
그런데 이 단어가 역사적 의미나 중요성을 담고 있는 단어라면 이런 변화 즉, 본래의 뜻을 왜곡하는 현상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대표적으론 "민주화"라는 단어인데, 최근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민주화"라는 단어가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일베에서 사용하는 "민주화"라는 의미는 통상 우리가 생각해온 것과는 정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죠.
단순히 일베라는 한 유머사이트에서 재미삼아 사용하는 것으로 끝났으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라는 전제 하에서 큰 문제될 것이 없었을 지도 모르지만, 이것을 한 아이돌 스타까지 일베에서 사용하는 의미와 유사하게 사용하면서, 이런 현상이 일베만의 문제가 아닌, 상당히 광범위한 계층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 지난 MBC 백분토론에서 패널들이 내린 결론처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으므로, 이런 정도의 왜곡 현상은 충분히 웃어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작금 518 단체 등에서는 법적 해석과는 별도로 사회적으로 합의된 공식 용어로서 "광주민주화운동"을 주장하고 있고, "광주사태"니 "광주폭동"이니 하는 주장에 대해 강한 반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전 광주민주화운동이 아닌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자하는 시도에 대해서, 비록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는 하지만, 표현의 자유 이전에 분명 이런 시도를 불괘하게 여기는 분들이 있는 한, 가급적 국민들이 가진 보통의 정서에 동의하는 것이 순리하고 생각합니다만....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일베와는 또 다른 곳 즉, 북한에서도 '민주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만일 이들이 사용하는 '민주화'라는 의미가 우리가 통상 사용하는 '민주화'라는 의미과 같은 것이라고 보면, 북한 역시 민주화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집단이라고 추정해 볼 수가 있겠지요.
바로 우리민족끼리에서 일베가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표현한다고 지적하며 비판을 가해왔군요.
그러나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북한이 민주화된 사회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물론 일부 종북님들에겐 낙원같은 사회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이 자들이 민주화를 운운하며, 일베의 광주민주화운동의 왜곡 현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만일 일베의 언어 유희를 부정한다면, 역설적으로 북한의 주장이 맞다는 얘기일 것이고, 북한은 남한 못지 않게 민주화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라고 착각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의문에 대해 "북한은 남한만큼 민주화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라거나 "북한은 남한만큼 민주화된 사회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이 분에게 종북이라는 라벨링을 붙여드려도 불만을 터뜨릴 이유가 없으시겠죠?
그러나 북한이 민주화된 사회라는 주장에 최소한의 실소라도 터뜨릴 준비가 돼 있다다면, 이는 그냥 넘어가서 될 일이 아닌 것입니다.
진정으로 광주화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 것은 일베가 아니라 북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세계 최악의 비민주국가인 북한이 감히 광주민주화운동을 편들다니요?
국내에 잠재하는 최소한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518을 관련단체나 민주화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모든 정치세력은 이러한 북한의 시도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민주당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삼천배질을 하고 있다네요.
이런 삽질...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는지??
일개 유머사이트의 가십거리에는 법정투쟁까지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이 정작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지는 진짜 의문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 뿐 아니라, 오히려 반대 삽질을 하고 있으니...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 진짜 주범은 누구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일부 518의 성격에 대해 의문을 가지신 분들도 괜히 자꾸 확인되지 아니한 정보를 가지고 다투시기 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맡겨 두고 지켜보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518은 이미 법적 판결이 내려진 역사적 사건이란 점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