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타격에 박근혜 휘청하자 새누리 당내 급기야 '비판론' 대두

● '좌장' 잃은 朴캠프, '수정론' 고개들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8일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속하게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역사인식 논란, 캠프 인사의 '안철수 협박' 사건 등에 이어, 이번에는 핵심 측근의 비리 의혹이 터졌다.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거듭되는 심상찮은 문제에 당 안팎에서도 박 후보와 측근, 당 지도부를 겨냥한 쓴 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사덕 전 의원이 18일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의 책임을 지고 자진 탈당을 결정하면서 새누리당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홍 전 의원은 박 후보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내는 등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평가받는다.

핵심 당직자에 따르면, 홍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병수 사무총장에게 탈당 입장을 전했다. 박 후보와는 따로 상의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언론에 배포한 친필 메모에서 "큰일을 앞둔 당과 (박) 후보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자진 탈당한다"며 "수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은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탈당, 파문의 차단에 나섰지만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박 후보의 상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줄곧 '정치쇄신'을 외쳐왔지만, 정작 자신의 핵심 측근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추석 연휴 전후로 출범이 예상됐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도 난항을 겪게 됐다. 홍 전 의원이 선대위에서도 '좌장' 역할을 맡을 것이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선대위 인선 구상에도 수정이 가해질 전망이다. 현재 친박 핵심인사 중에서는 홍 전 의원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당 일각에서는 한때 친박계 중량급 인사였지만 지금은 박 후보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유승민 의원, 김무성 전 의원의 '구원등판'론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박 후보와 지도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 후보가 장악하고 있던 '당심(黨心)'에 작지만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 것. 주로 비공식적으로 제기되던 박 후보 '비판론'이 최근 심상찮은 당 안팎의 분위기를 업고 공개 석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남경필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후보의 말을 우르르 쫓는 의사결정 구조는 문제"라며 당내 의사소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에는 당내 경제민주화 정책 관련 이견과 과거사 논란에 대해 의견을 모으기 위한 의원총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박 후보 캠프의 측근들과 당 지도부가 독점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후보 주변에서도 이러한 당내 기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친박계 김재원 의원은 "당의 요구에 대선주자가 뒤늦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면, 당의 주장 자체에 폭발력이 줄어들고 오히려 대선후보의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박 후보의 말에 당이 우르르 쫓아가는 구조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서도 당 일각에서는 '전향적 입장'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박 후보 측근들은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의원은 "박 후보를 향해 '전향적 입장을 내놓아라', '당신 아버지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자백하라'는 강요하고 있다"며 "그러나 박 후보가 어떤 얘기를 하면 (야권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또 공격할 것이다. 정치공세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