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쪽 사람들 보면은 정의에 경도된 사람들이 많다고 이전 글에서 쓴 바 있습니다. 정의란 것은 이성의 영역이기도하지만 사실 굉장히 감성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의를 위해서 희생한다'라던가 '불의에 대항한다'라던가 하는 것이 그런 것이죠.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두가지 개념에 대해서 교조화된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의'와 '민주주의'입니다.이 둘에 대해서는 좌파,우파를 막론하고 건드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정의에 대해서는 일체의 의문의 여지가 없고, 민주주의에 대해서 '왜 민주주의인가?'라고 물으면 '민주주의야 말로 최상의 제도이기때문'이라는 식으로 어렴풋하게 대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이번 글에서 교조화를 풀기 위해서 그 두가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몇가지 해보려고합니다.
1.정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2.정의는 무조건적으로 보장되어야하는가
3.정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1.정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사실 이 질문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던진 질문입니다. 국가가 존재하는 목적이 정의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실제적으로 국가는 법치를 통해서 정의를 구현하고자합니다. 조금만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법을 통해서 국민에게 정의를 보장하려고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법을 통해서 국민에게 자유를 보장하려는 것과도 같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왜 국민에게 정의를 보장하려고 하는가'가 정확한 질문이 되겠죠.이에 대해서 답하기 위해서 약간 둘러가려고합니다. 국가는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 걸까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동학이념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바로 '보국안민'입니다. 나라를 유지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입니다.군대,행정,경찰,사법 등 모든 것이 '보국안민'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하면 다 설명이 되더라구요.(사실 안민을 위해서 보국이 존재하지만 보국이 없이 안민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일제강점기를 통해서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정의의 보장은 보국,안민 중에서도 안민에 속하는 영역입니다. 국민을 편안하게하기 위해서 자유를 보장하듯, 정의도 또한 국민을 편안하게 하기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2.정의는 무조건적으로 보장되어야하는가
위에서 자유와 정의가 안민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유비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자유는 제한이 됩니다. 자유제한의 이유에 대해서 가장 쉽게 떠올리기로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또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국가의 유지를 위해서 자유를 제한해야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군대에 강제로 징집되는 것도 자유의 제한이고 군대안에서의 생활도 자유의 제한이죠.
국가가 존재해야만 자유가 보장받지만 그런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유가 제한받는 상황이죠.
정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가 존재해야만 정의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언뜻 예가 떠오르진 않지만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의가 제한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파의 안보의식은 말그대로 순수한 안보의식입니다. 우파에 친일만이 있다면 제주해군기지건설에 대해서 그렇게 찬동하지 않았을겁니다. 종북에 대해 경계하는 것은 그야말로 북한이 주적일뿐더러 제일 위협적이기도 하기에 종북에 대해서 치밀하게 경계하는 것이지 일본에 대해서도 경계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안보가 보장되어야만 좌파에서 그토록 추앙하는 정의와 자유도 보장받을 수 있기에 안보를 외치는 것이지 결코 정의와 자유를 등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러다 자칫 전체주의의 함정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불가침의 이상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정의도 또한 마찬가지구요. 자유와 정의를 보장하기 위해 자유와 정의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나 제약을 할 것인가 인데 그것도 또한 똑같은 체제의 국가라 하더라도 주변 국제정세,경제,정치등등의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지 민주주의라면 어느나라나 어느 시대나 할것없이 똑같은 것이 아닙니다.
그때그때 논의하고 맞추어가야하는 것이죠.
말하면서 3번 질문에 대한 제 의견도 같이 말해버렸군요.
첨언.동아시아게시판에서도 밝혔지만 우리나라는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오랜역사를 갖고 있고 일본은 그러한 역사가 없이 병법에 치중하는 오랜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좌파에서 '정의'의 논리로 공격을 하면 우파에서는 실제적으로 왜 제약이 가해지느냐를 걸고 이야기해야하는데 우파사람들도 근본적으론 한국사람들이다보니 정의의 논리로 맞받아치다 깨갱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래서 좌우를 불문하고 머릿속 깊숙히 교조화된 정의에 대한 관념을 타파하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