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존경할만한 분을 알게 됐군요.
그러나 아랫글의 그분 말씀중에 건질만한건 단 한가지라고 봅니다
모든 ‘옳다’는 소리에는 반드시 잘못이 있다.
라는겁니다.
채현국씨는 독재를 예로 드셨지만 그것이 한쪽으로만 쓰일 논리겠습니까.
좌측에 스스로 옳다고 당당히 말하고 돌아다니는 많은 분들에게도 적용되는 소리죠.
어느분이 답글달기로
1. 독재를 미화하지 말고 항거해야 한다
2.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3. 곡학아세하며 정권에 빌붙어 살지 말아야 한다
4. 언론 조작에 항거하고 자신의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
5. 한 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다
이것이 채현국씨가 말하는 궁극적인 교훈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제가 볼적에는 아닙니다.
교조주의와 성역화를 모두 타파하여 상식적인 자신의 생각을 가지기를 권하신 것이고, 그로인해 자신이 갖게된 견해가 위의 다섯가지란 말이죠.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결론에 이를 수도 있는 겁니다.
참고로 위의 다섯가지 견해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죠.
제가 온전히 동의하는 것은 3번과 5번 뿐입니다.
1,2번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독재를 해야할때도 있고 민주주의를 하지 말아야할때도 있습니다. 일례로 지구가 황폐화되어 문명이 붕괴되었다고 칩시다. 비행기,자동차는 물론 철도도 없는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밤을 밝히는 빛은 전구에서 호롱불로 대체되었습니다. 이런 문명의 단계에서 민주주의가 가능이나 할까요? 가능하다손 치더라도 그런 문명붕괴상태의 국가에서 전쟁이라도 일어났을시에 그것도 수십년에 걸친 지루한 전쟁을 수행해야할때 과연 민주주의가 효율적일지에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문명이갑자기 퇴행하여 우리가 중세시대의 물질문명상태로 돌아갈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기에 민주주의의 선택이 더욱 공고해지는 것이죠. 하지만 공고해지는 것이지 그것이 확고한 신념으로 자리잡아서는 안된다는겁니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민주정,독재는 물론이고 왕정이고 귀족정이고 필요만하다면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어야합니다. 3차대전으로 인류의 문명이 석기시대로 회귀했다면 부족정까지도 용납할 수 있는 유연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죠.
독재는 절대악,민주화는 절대선이라는 것도 채현국씨가 말하는 "모든 '옳다'는 소리"에 해당한다는 것을 아셔야합니다.
4번에 대해서는 맡고 있는 역할이나 책임에 따라서 언론조작이 행해지던 말던 자기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전선에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국군이 그런 경우죠. 국경을 지켜야할 군인이 의기충천하여 초소를 뛰쳐나와 데모를 하는건 잘못된 경우죠.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이름만대면 알만한 대학교에서 순수과학을 공부했었습니다.(신상이 파헤쳐지는 것이 두려워 이렇게밖에 말 못하겠군요.) 그때만해도 데모하러 나가는 선후배들이 많았었죠.그런 그들을 볼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노벨상 하나 없는 이 나라에서 기초과학이 이렇게 뒤떨어진 나라에서 소위 명문대에서 과학을 공부한다는 자로써 스스로의 일에 대한 책임의식이 없는가?'하는겁니다. 데모는 누구나 나갈 수 있지만 한국의 기초과학수준을 올릴 인물은 한정되있으니까요.(이공계가 외면받는데에 덧붙여서 순수과학은 더욱 외면받고 있죠.SKY와 포공,카이스트의 순수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수들을 두고 '왜 노벨상 못받냐'고 할 것이 아니라 남들이 외면하는 일에 굳은신념으로 뛰어든 이들을 칭찬해야하는거 아닐까 싶을정도입니다.물론 점수맞춰간 애들도 많지만서두...)
순정만화에 빈번히 이런 경우가 나오죠. 여자 주인공이 두 남자 A,B에게 구애를 받던중 결국 B를 선택하며 A에게 이런 말을 남기곤하죠."A에게 내가 있다면 더 좋을지 모르지만, B에게는 내가 필요한 존재야"
라고요. 우리의 사회적 역할에도 그런것이 있습니다. 언론조작은 물론이고 시위를 해야할 다른 중요한 문제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독재같은것도 예가 될 수 있겠군요. 하지만 자신이 대체불가능한 꼭필요한 어떤 자리에 앉아있다면 꾹 참고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도 있어야합니다.
모든 ‘옳다’는 소리에는 반드시 잘못이 있다.
는 말로써 그 무엇도 성역화 하지말라고 충고했음에도 또 다시 그의 다른 말들을 두고 성역화하려는걸 보니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