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미디어 관련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책임자로 있었고
나보다 열 살 많은 자가 영업이사였다.
형님, 아우님 바치면서 업무상 그 자와 자주 술자리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술 먹다가 그 자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자기 고향이 경북 성주인데
자기 딸이 일본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나서면
처음에는 반대하겠지만 딸이 우기면 어쩔 수 없이 허락하겠으나
만약 전라도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우기면
자기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는 얘기다.
아무리 술 처 먹고 하는 소리라고 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머리 꼭지에 열이 후끈 받혀 올랐다.
그래서 언쟁을 하다가 급기야 멱살잡이를 하고
결국엔 머리로 들이박아 녹다운시켜 버렸다.
나는 정치적 의견이 다른 건 용납할 수 있어도
지역 감정에 찌들어 있는 자는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