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때
민간병원 꺼려 환자 수천명 진료
진주의료원 없었다면 심각한 상황”
“한번 와서 보십시오. 국민 세금을 들여 이렇게 최신 시설로 잘 지은 공공병원을 찾을 수 있는지요. 허허벌판에 지었다가 이제 환자들이 늘고 있는데, 폐업하려 하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김양수(60·사진) 전 진주의료원장은 10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그는 2007년 3월부터 3년 동안 진주의료원장을 역임했다. 2008년 5월 의료원이 진주 시내에서 외곽인 현재 위치로 이전할 때도 의료원장이었다.
김 전 원장은 “진주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은 수익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
당연히 다른 의료원처럼 적자로 운영되고 부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폐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한 때를 예로 들었다.
당시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의심되거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민간병원이 기피해 3~4달 동안 수천명의 환자를 진주의료원이 진료해야 했다. 김 전 원장은 “당시 경남에서 큰 국제 행사가 있어서 외국인들도 많이 왔는데, 진주의료원이 없었다면 심각한 상황이 생겼을 수도 있다.
공공병원은 감염병이 크게 확산되거나 국가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위력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강성노조’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김 전 원장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진주의료원 노동조합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예 진료를 거부·방해하거나 원장 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정도나 돼야 강성노조 아니냐. 임금 체불을 문제 삼은 정도는 보통 노조라면 다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진주의료원을 외곽의 허허벌판으로 옮기도록 결정하고 그 뒤 적절한 지원도 하지 않은 경남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향이 진주라서 지인들의 도움을 얻기 위해 진주의료원 발전위원회까지 만들어 의료원 운영에 힘썼던 그는 “신축해서 옮긴 지 1~2년 만에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겠느냐?
그런데 경남도는 적절하게 지원은 하지 않고 몇 번의 감사만 진행해 오히려 일을 방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