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름을 거론한 두 문체부 공무원에 대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박 대통령은 두 공무원을 지목한 구체적인 이유나, 누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인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판단하게 됐는지 등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박 대통령의 ‘나쁜 사람’ 언급 직후 문체부는 ‘인사 잡음’을 고려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과 상의하고,
한두 달 뒤 정기인사 때 해당 국장과 과장을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박 대통령이 불과 이틀 뒤 두 공무원에 대한 인사조처가 어떻게 됐는지를 재차 확인했다.
문체부는 얼마 뒤 노 국장과 진 과장을 산하기관 등으로 내보내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문체부 장관에게 인사 지시를 한 시기는 ‘나쁜 사람’으로 지목된
노 국장과 진 과장이 청와대 ‘하명’으로 승마협회에 대해 과거 전례가 없었던 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직후였다고 한다.
당시는 승마 선수인 정씨 부부의 딸의 전국대회 및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두고
특혜 시비가 불거지던 때였다.
익명을 요구한 문체부 관계자는
“조사 보고서에서 (청와대 뜻과 다르게) 정윤회 쪽과 반대쪽 모두 문제가 많다는 식으로 보고한 게
정씨 쪽의 반발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이 문체부에 승마협회 조사를 지시하며 정씨 부부에 유리한 ‘가이드라인’을 줬으나,
실제 문체부 조사 결과는 그 의도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문체부는 이날 이 인사에 대해 “국·과장의 인사는 장관 고유의 권한”이라고 해명했으며
청와대는 전날의 ‘박 대통령이 문체부 인사를 직접 챙겼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전날 보도를 통해
정윤회씨의 전처(올해 7월 이혼)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박 대통령의 젊은 시절 멘토 격으로 알려진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로,
박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잘 알고 지냈다고 한다.
다만 <한겨레>는 최씨와의 친분관계가 박 대통령을 통해 중앙부처의 감사와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