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자기가 주장한대로만 행동한다면,
그의 말이나 생각 자체가 틀려서 생긴 문제는 존재할 지언정
최소한 기회주의자라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 박정희 전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으로 쿠테타를 일으킨 것이라면
1. 성공후 적임자를 정해 민정이양을 할 것인가, 아니면 본인이 당분간 대통령에 재임할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내리고 나서 쿠테타를 일으켜야 함이 합당합니다.
그러한 준비작업 없이 일단 쿠테타부터 일으키고 나중에 보자라는 생각이었다면
그것이 더 망국의 길로 접어들기 십상일 테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쿠테타 직후 박정희씨는 민정이양을 하겠다고 확답했습니다.
하지만, 후에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명분으로 결국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했죠.
이 이야기는 최소한 박정희씨는 신중하게 만사를 고려하고 쿠테타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즉, 도박에 가까운 너무나 위험한 선택이었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쿠테타 직후 "나만이 이 나라를 살릴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내가 재임하여 나라를 살리겠소"
라고 주장하였다면, 쿠테타의 정당성은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기회주의자라는 오명은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2. 이승만 선생 재임시절 박정희는 이승만 선생의 장기집권을 신랄하게 비난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재임시절에는 법을 바꿔가면서까지 무려 18년의 장기집권을 했습니다.
암살당하지 않았다면 또 몇년을 더 재임했을까요?
이것 역시, 그가 대사에 임하여 언행이 일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반증입니다.
인간이 완벽하지 못할진데, 사실상 소사에까지 모두 언행이 일치하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민생이 좌지우지되는 이런 큰 대사에 대해서까지 언행이 일치하지 못한다면
역시나 기회주의자 평가를 피하기 힘들 것입니다.
3. 박정희씨가 당시의 금수저 출신 정치인들에 비하여 개인적으로는 매우 검소한 생활을
즐겼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또한, 정치인들에게조차 일부러라도 자신의 검소한 모습을 피력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 비치는 그의 모습과, 구중궁궐이나 안가에서의 측근들 앞에서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생존한 측근의 거의 일관된 진술이 있지요.
물론 프로파간다로서의 박정희의 모습과 인간 박정희는 틀릴 수 있고, 이것은
비단 박정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최고위자들에게서 거의 일관되게 지속되온 관행이죠.
하지만, 박정희의 경우는 자신의 검소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너무 과대하게 포장하여
언론에 내비치는 악수를 두게 됩니다.
결국 고위직이라면 대부분 누구나 하는 정도의 사치로도 그의 이미지는 남들보다 훨씬 욕을
먹을 수 있는 환경적 토양이 되어버리는 자충수가 된 것입니다.
결국 본의 아니게 이런 부분도 그의 기회주의자적 측면을 강조하게 되어버린 것이죠.
결단은 중요합니다.
또한 이에 대한 공식적 천명도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언행일치입니다.
그것이 그의 업적의 대소를 떠나 위정자와 위대한 정치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