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노출땐 미·중에 추격 허용"
마이크론 등 기술격차 축소 기회
반도체업계 '정보유출' 불안 증폭'삼성보고서 공개' 고수하는 고용부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를 대외에 공개하겠다는 뜻을 고수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반도체 기술력이 중국과 미국 등 외부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는 반도체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메모리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공정 기술이 밖으로 새나가면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한국 반도체 산업 추격이 빨라질 것이란 지적이 쏟아진다. 무분별한 공개 정보가 자칫 막대한 산업 피해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제 3자 정보 공개는 차단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엄격한 통제 아래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세계 반도체 업계가 고용부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공개가 실제로 이뤄질지 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업체들은 아직 관련 정보 공개 요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약 삼성전자 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다른 업체로도 불똥이 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장 큰 문제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과 미국 등 다른 국가의 경쟁사들이 보고서 공개로 빠르게 기술력을 끌어올려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쫓아오는 것이다.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0나노 중반대 D램 양산을 시작했고, 낸드플래시 역시 작년 1월 세계 최초로 64단 3D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 경쟁 중인 가운데 미세공정 기술력에서는 좀 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삼성의 이 같은 미세공정 기술은 미국 마이크론 등 기존 경쟁사들과 비교해 2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아직 본격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양산을 시작하지도 못한 단계라 비교조차 어렵다.하지만 삼성전자의 평택과 화성, 기흥 반도체 공장의 생산공정 정보가 노출될 경우 중국, 미국 메모리 업체들은 큰 기회를 잡게 된다. 일각에선 보고서 자체에 영업기밀이 담기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많은 반도체 전문가들은 시스템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계가 복잡하지 않은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공정순서와 화학물질 제품명만 알아도, 기술자들은 쉽게 개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한결 같이 지적하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보고서를 보면 공정 순서와 화학물질 구성뿐 아니라 어떤 화학업체의 제품을 쓰는지 제품명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등 경쟁사들이 이를 토대로 기술력을 빠르게 올릴 수 있고, 삼성전자만의 독자 기술력이 사라질 수 있다"며 "200조원 이상 막대한 투자로 '반도체 굴기'를 외치고 있는 중국이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 반도체 목줄을 조여올 것"이라고 말했다.작년부터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50~60%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만약 올해부터 본격 메모리 양산에 들어가는 중국이 30나노대 D램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가격대를 크게 낮춘다면, 메모리 호황은 금방 없어지고 또다시 '치킨게임'(서로 생산량을 늘려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만약 삼성전자 기술을 중국이 쉽게 복사할 경우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수년 내 우리나라를 역전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중국은 2007년 LCD(액정표시장치) 등 평판 디스플레이를 본격 생산한 지 10년 만에 세계 1위 생산 국가로 올라섰다.보고서 공개는 단지 국가핵심기술 유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단일 품목 중 처음으로 월 100만 달러를 돌파했고, 전체 수출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할 만큼 수출 비중이 높다. 그러나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는 영업기밀이라고 할만한 내용이 없다. 영업기밀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자 건강과 생명에 우선할 수 없다고 법원이 판결했다"며 보고서 공개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업계는 산업부의 국가핵심기술 판단 여부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다음 주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 전문위원회를 열고 고용부 보고서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되는지를 판단해 결과를 삼성전자에 통보할 예정이다. 평택, 화성, 기흥 등의 공장은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하는 30나노 이하급 D램과 64단 낸드플래시 등을 생산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기업 영업기밀보다 중요하다는 고용부 판단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굳이 보고서를 제 3자까지 공개하기보다는 직접 이해 대상자를 상대로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가들이 설명해줄 수만 있어도 국민의 생명권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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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장관이 중국의 산업스파이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