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이 열린다면 장소는 스웨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위스가 거론되고 있지만 북한 주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 대사관의 대리 역할을 해온 만큼 북한도 원할 수 있습니다. 관련 보도도 났습니다. 한편에서는 한국측 평화의 집이 될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그건 한국의 희망사항일 뿐, 아직 미북회담의 장소가 결정되지 않았고 이미 미국 측에서도 '평양'이기를 원치않는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말 그대로 중매자의 역할은 끝난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실제로 미북회담이 이뤄지든, 장소를 어느 곳으로 정하든 미북간의 문제인 만큼 한국이 끼어들 일은 없습니다. 마치 우리 언론은 한국 정부가 미북회담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여할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지만 우리가 회담의제를 짜서 미국으로 내려 보낼 수도 없거니와 핵무장국인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내용에 대해 한국과 논의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입장에서는 미북 회담이 성사된 이상 남북회담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 측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을 함에 있어 미 전략자산을 투입시키지 않게 한다거나 훈련기간을 축소해 북한을 배려한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입장에서는 과거부터 한미연합훈련을 한들 쳐들어 온 적이 없다는 그네들만의 내성이 확립된데다가, 미북회담까지 타결된 마당에 위협을 느낄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핵무장국입니다.
오히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빌미로 남북회담을 깨버릴 수 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제 북핵문제라면 한국 정부의 손아귀를 벗어났다는 것인데 이게 미국, 일본, 북한의 문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한국 당국자를 만나기 전 아베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미일정상회담을 결성한 정황을 살펴봐도 그럴 소지는 충분합니다.
일반적으로 2차대전 때문에 미국과 일본이 앙숙일거라 하지만 근현대사만 보더라도 가쓰라 테프트 밀약부터 6.25까지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 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우리가 고맙게 여기는 미국의 6.25 참전도 일본의 공산화를 막기 위함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일본이 다가올 미일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미일북의 문제로 전환시키려 할 수 있을뿐더러 미국의 제 1방어선을 부여 받는 대가로 미국을 향해 핵보유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태까지 미국이 미북회담할 능력이 안돼서 못해온 게 아닙니다.
북한 비핵화라는 일관된 목표 아래 핵보유국이 아니자 동맹국인 한국의 입지를 생각해 온 것이지, 미북 담판이라면 미국이 원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69년 전처럼 미국이 러중북을 향해 에치슨 라인 불침범을 확답받고 일본으로 후퇴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비핵보유국은 핵보유국의 대화상대가 못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입장에서는 초강대국 미국을 등에 없고 불가항력적이긴 하나, 제재와 압박으로 핵보유국의 핵폐기를 노릴게 아니라면 핵재처리 기술 보유 등으로 사실상의 핵무장을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