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7-07-29 06:44
[괴담/공포] 두 남녀
 글쓴이 : 폭스2
조회 : 320  

그들의 눈앞에 놓인 것은 뒤에서 남자가 여자를 끌어안은 모양을 하고 있는,
꼭 붙어있는 두 남녀의 시체였다.
두 남녀의 시체는 1층 거실에 있었고,
식탁에는 그들의 최후의 만찬인 것 같은 먹다 남은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그 시체를 한동안 바라보던 두꺼운 콧수염을 매만지던 형사가
옆에 있는 장발을 한 갈색머리의 사내에게 물었다.

“이봐, 어떻게 생각해? 동반xx이겠지?”

형사의 질문에 그 사내는 얼굴을 살짝 갸우뚱하며 말했다.

“동반xx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형사는 다시 한 번 콧수염을 쓰다듬고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조사결과, 이 둘은 큰 빚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였어.”

“그래서요?”

“그래서라니? 이 둘은 빚에 시달리다가 결국 동반xx은 한 것이라고,
이미 부엌에서 증거물로 독약도 찾았어.”

형사는 증거로 찾아낸 독극물이 담긴 작은 병을 갈색머리의 사내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독으로 인해 죽은 것은 남자뿐이야, 그래서 나머지는 내가 추리해냈지.”

“그 추리가 뭔지 궁금한데요?”

사내의 궁금해 하는 표정에 형사는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의 외투를 매만지면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우선 남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먼저 죽였다. 그리고 독약을 마시고 자신도 따라 죽었다.
사랑하는 그녀를 꼭 껴안으면서. 참 안타까운 남녀지?”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뿌듯해하는 형사를 보고 물었다.

“왜 여자는 독극물을 마시지 않았을까요?”

형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거야,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독약을 먹일 수 없어서 그랬겠지. 어때 내 추리가?”

사내는 갈색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단호하게 말했다.

“틀리셨네요.”

형사는 얼굴을 붉히며, 사내에게 따졌다.

“뭐가 틀렸다는 거지?”

사내는 두 남녀의 시체로 시선을 돌린 채 말을 이었다.

“크게 2가지가 틀리셨네요. 우선은 죽은 순서.”

“그럼 자네는 남자가 먼저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내는 침착하게 하던 말을 이었다.

“우선 여자는 남자에게 독약을 먹여 살해했어요.
힘으로 제압할 수 없는 상대에게는 독약만큼 좋은 것이 없죠.
살해용으로 쓸 만한 무기도 그녀에겐 없었을 테니,”

“잠깐, 그렇게 되면 여자는 누구한테 살해당했다는 건가?”

형사의 물음에 사내는 손가락으로 죽은 남자의 시체를 가리켰다.

“설마 귀신이 죽였다는 것은 아니겠지?”

형사는 노골적으로 비꼬는 말투로 사내에게 말했다.
하지만 사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독약을 먹고 죽은 남자의 시체를 제거해야 했어요. 그녀는 일단 주변을 치웠겠죠.
그리고 시체를 옮기는 데 필요한 짐들을 준비했죠. 모든 준비를 마친 그녀는 힘겹지만 본인보다 큰 남자를
등에 짊었죠. 그렇지만 이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죠. 그것은 그녀의 무릎에 난 멍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사내의 말대로 여자의 무릎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시체의 사후경직은 그 상황에서 시작되었어요. 형사님도 아시다시피 튼튼한 근육일수록 경직이 강하게 일
어나죠. 그녀가 들쳐 매고 있던 남자의 두꺼운 팔이 그녀의 목을 조르고, 딱딱하게 굳어가는 남자의 무거
운 몸뚱이가 그녀의 몸을 짓눌러 그녀를 죽였어요.”

형사는 아직도 의문이 안 풀렸다는 듯이 사내에게 물었다.

“무릎의 멍은 우연히 넘어져서 생길수도 있는 것이고, 사내가 먼저 죽은 그녀를 끌어안고 죽어서 경직됐
을 가능성도 있지 않는가?”

사내는 형사의 질문을 듣고, 시체 쪽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시체를 아주 자세히 보면 보여요, 물론 정밀검사를 하면 밝혀지겠지만.”

“뭐가 보인다는 거지?”

“남자의 팔뚝에 묻은 여자의 매니큐어와 여자의 손톱에 긁혀 있는 남자팔뚝의 살점, 죽은 여자가 남자의
팔뚝을 붙잡을 가능성은 없겠죠?”

말을 마친 사내는 더 이상 말이 없는 형사를 지나서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형사는 문득 한 가지가 더 떠올랐다.

“죽은 순서 말고 또 하나 내가 틀린 것은 무엇인가?”
사내는 형사의 물음에 뒤를 슬며시 바라보며, 쓸쓸한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

“그 두 남녀는 서로 사랑하지 않아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8,70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미스터리 게시판 개설 및 운영원칙 (23) 가생이 12-26 173362
87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용인민속촌 귀신의 집 효자… (1) 폭스2 07-30 328
86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밀양 얼음골 계곡에서 (괴담/… (1) 폭스2 08-03 328
85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벌(罰)-4편 (feat.대박반전… (3) 폭스2 07-18 327
84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1998년 미술실에서의 분신… (1) 폭스2 04-24 326
83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1998년 미술실에서의 분신… (1) 폭스2 04-24 326
82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후회스러운 흉가체험-2편 … 폭스2 06-18 326
81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벌(罰)-1편 (feat.대박반전… (1) 폭스2 07-18 326
80 [괴담/공포] [체험실화] 진정한 소름|왓섭! 공포라디오 폭스2 07-22 326
79 [괴담/공포] [공포시리즈] 건드려서는 안되는 것 #4 - 마모루守る|… (1) 폭스2 07-22 326
78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다중인격-1편 (괴담/무서… (1) 폭스2 07-28 326
77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선점중대-4편(레전드 군대… (1) 폭스2 04-19 325
76 [괴담/공포] 초인종 이야기 폭스2 07-30 325
75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영호가 살았던 방 (괴담/무서… (2) 폭스2 07-23 325
74 [괴담/공포] 신기한 '검은 관'을 새로 발견하다 (1) 레스토랑스 07-29 325
73 [괴물/희귀] 좀비가 나타날 가능성과 방어계획 2부 (1) 레스토랑스 08-01 325
72 [과학이론] 별이 갑자기 사라졌다 (1) 레스토랑스 06-30 324
71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믿겨지니? (1) 레스토랑스 09-15 324
70 [괴담/공포] [번역괴담][2ch괴담]화장실의 누군가 레스토랑스 06-30 323
69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오니상-3편 [일본번역괴담… (1) 폭스2 04-18 323
68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신기한 경험담 (괴담/무서운… (2) 폭스2 04-28 323
67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공포의 모든것은 내경험 안… 폭스2 06-28 323
66 [괴담/공포] 예술품 수집 (1) 폭스2 07-09 323
65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별장에서 소름ㄷㄷ (괴담/무… (2) 폭스2 09-07 323
64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일본아파트 괴담 (괴담/무서… 폭스2 02-23 322
63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시리즈] 팔자를 반으로 나누다. (… (1) 폭스2 04-30 322
62 [초현실] 지구안에 또 다른 지구? '지구 공동설' (1) 레스토랑스 06-30 322
61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진주 할머니댁 귀신 (괴담/… (2) 폭스2 07-23 322
 <  311  312  313  314  315  316  317  318  319  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