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호박방의 보석이 이번에는 발견될 수 있을까?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이 러시아에서 약탈해온 호박방의 보석을 추적하기 위한 여러 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3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이 보물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보물 사냥꾼들이 이번에는 확신을 갖고 호박방의 보석을 발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물 사냥꾼들은 독일 동부 작센주의 체코 국경 마을 도이치노이엔도르프의 한 인공동굴에 호박방에서 약탈해온 보석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고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고 독일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발굴팀을 이끌고 있는 도이치노이엔도르프시의 하인츠-페터 하우슈타인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도이치노이엔도르프 인근 20m 지하 인공동굴에서 호박방 보물로 보이는 귀금속 물체를 전파탐지기로 확인했다. 이 귀금속이 호박방을 장식했던 보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우슈타인 시장은 "만약 보물이 발견되면 그것은 독일 제3제국의 법적 승계자인 독일 정부로 귀속될 것"이라면서도 "독일이 아무런 조건 없이 이 보물을 러시아에 인도한다면 두 나라 사이의 화해 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굴팀의 일원인 크리스티안 하니쉬는 "나치 공군 조종사였던 아버지는 독일 패망을 앞두고 약탈 유물 매장을 담당했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도이치노이도르프 지역을 가리키는 좌표를 남겼다"고 밝혔다.
호박방은 18세기 초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에게 선물한 사방 14m 높이 5m 크기 방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예카테리나궁전 내에 있다. 2차대전 때 러시아를 침공한 독일은 이 방을 장식하고 있던 10만 조각의 금과 호박을 분해해 약탈해갔다. 전문가들은 금과 호박 장식의 가치를 약 3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2차 대전 종전 이후 러시아와 독일의 보물 사냥꾼들은 호박방 보석의 행방을 찾고 있으나 나치가 어딘가에 숨겼다거나 이를 운반하던 화물선이 침몰했다는 등의 소문만 난무한 상태다. 러시아 정부는 호박방을 2003년 복원했으나 안에 있던 보물은 거의 찾지 못한 상태다.
이번 발굴 작업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독일 및 러시아의 문화재 전문가들은 호박방 보석의 발굴 가능성에 대한 소문은 정기적으로 나오고 있으나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바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