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각국의 수주 경쟁이 치열한 세계 주요 방산 전시회에서의 움직임이다. 일본 방위성이 주도해 지난해부터 일본 방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전시회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일본 방산업계의 간판인 가와사키중공업은 P-1 초계기와 C-2 수송기 등 자국산 군용기 모델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방공 레이더(NEC), 인공지능(AI) 반도체(엣지코어틱스)와 같은 첨단 제품도 여럿 전시됐다.
전시회에 참석했던 한국 관계자들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제외하면 실상 참여 기업이 전무했던 한국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일본 방산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방산 수출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주목할 만한 수출 실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면허(라이선스) 생산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PAC2 및 PAC3)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을 지원하면서 발생한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이에 앞서 일본은 지난해 12월 필리핀에 첫 방공 레이더를 납품하면서 완제품 수출길을 열었다. 미쓰비시전기가 수주한 레이더 4대 중 첫 인도분이었다. 확장성이 높은 아시아에 대한 수출이란 의미도 컸다.
일본은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인 인도 시장도 개척 중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함정 탑재 통신용 안테나 수출 계약이 임박한 상태다.
전문가 사이에선 “미·중 간 전략 경쟁 상황이 일본의 방산 수출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이 빠르게 군사력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미국의 방산업체들이 생산 속도나 비용 측면에서 너무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 정치권 안팎에선 조선 기술이 뛰어난 한국·일본의 건함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어느 국가를 파트너로 삼을지다.
일본은 미국과 최신형 요격미사일(SM-3 블록ⅡA) 등 주요 무기체계를 공동 개발하는 등 그간 방산 협력에서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 있다는 평가다. 또 미·일은 북·중·러 위협에 대항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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