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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2-29 09:10
[잡담] 신춘추전국시대
 글쓴이 : 야구아제
조회 : 953  

전국시대라는 말은 근대에 와서 일본에서부터 유행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은 오래도록 도래인의 영향 아래 현지인과 도래인 사이에 간극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다 갈아 엎는 전국시대를 겪고 지금의 일본이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어느 나라보다 근대화에서 민족주의를 이용했던 일본이 자국의 정체성을 전국시대 이후에 두고 있다는 것은 전국시대가 일본인들에게 자신들이 일본인임을 인식하게 하는 역사라는 측면에서 매우 강조되는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산으로 간 것 같은데 일본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자국 역사 '전국시대'는 동양 역사에서 이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발생했는데 그것은 공자와 노자 등을 배출한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인 것입니다.

중국의 상고시대라고 할 수 있는 하나라나 상(은)나라는 이른바 '한족' 중심의 중국 역사 밖의 것이고, 상나라는 사실상 동이족이 세운 나라라는 사실을 볼 때 지금의 중국의 지리적, 민족적 속성은 춘추시대 이전에는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사실상 중국을 '한족(漢族)'의 나라라고 부르는 근거는 기원전 2세기 경에 발생한 '한(漢)'나라에 근거한 것으로 그 전의 진나라가 처음으로 중국을 통일하고 제도와 문물, 문자까지 강력하게 통일시킨 결과 서로 독자적으로 인식되면 국가관이나 민족관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전국시대는 어떤 집단이 확대되며 하나의 큰 범주로 통합되기 전의 혼란 시기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구의 역사는 근대에 와서 동양과 중동을 앞지르며 문명의 선두에 서게 됩니다.

애초에 우열 개념이 없었던 세계사였지만 서구는 오랜기간 스스로를 열등하다고 인식하였고 그들이 신을 버리고 인간 중심의 가치를 선택하고 일군 일련의 과학적, 예술적 성과는 자연 현상과 우주 만물의 이치를 현자의 철학이 아닌 수학과 관찰의 세계로 만들었고, 그 성과로 스스로를 우월하게 여길 만큼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는 마치 중국읜 춘추 전국시대에 제자백가를 배출한 것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대 시기를 서구의 춘추시대라고 본다면 20세기의 1,2차 세계대전은 전국시대의 돌입이라고 비견된다는 것이죠.

1,2차 세계 대전을 주도하고 겪은 서구가 3차 대전은 없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세계 통합에 뜻을 두는 것은 3차 대전은 인류 공멸을 의미한다는 절대적인 의미 외에도 아직 패권을 중심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함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춘추오패가 20세기 이전의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스페인이라면 21세기의 새로운 전국시대의 맹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같은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잠잠하지만 전통적인 지역 패권국이었던 이란이나 터키 등도 잠재적 맹주에 속할 수도 있겠죠.

세상을 성급하게 일반화 하거나 재단할 수는 없으나 21세기 현재를 개인적인 견지에서 인류 통합의 전 단계인 전국시대가 아닌가 생각케 한다는 것입니다.

패도이냐 왕도이냐가 패도로 끝이 났으나 왕도를 깨달은 것이 동양의 역사였다면 세계 통합의 전단계에서 서구 중심 사회가 무엇을 선택할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유사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즉, 패도로 끝이났으나 세상은 패도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20세기 후반의 안정은 힘의 균형에 있었고 21세기의 불안은 힘의 불균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유일강이 되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가 평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미국의 세계 지배력 약화와 새로운 새력의 대두를 부른 것이죠.

2차 대전 이후 전면전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 절대 강국들이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3차 대전으로의 확대는 인류 공멸이므로 강대국들의 통제 하에 전면전은 없다는 인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 강국들의 퇴조와 그 빈틈을 노려 각국의 이익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미국의 지배력이 닿지 않는 그늘에서부터 다툼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입니다.

불구대천의 원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고 인접해 있습니다.

전 세계에 이런 구도를 갖고 있는 나라와 민족은 헤아리기 힘들 지경입니다.

미국이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지는 못했습니다.

미국식 경세제민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만을 맹목적으로 따랐고, 미국이 만든 자본주의 문화는 20세기에는 선망의 대상이 됐지만 21세기에는 지나친 폭력과 상업주의 등으로 세계적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미국 상품이 전세계가 선망하는 그런 아이콘이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고, 그만큼 구속력이 떨어진 것입니다.

이런 기조들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이른바 '원리주의'가 대두되고 세계가 종교와 문화를 중심으로 다시 정체성을 재확립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배타적 가치관으로 적을 만들고 타자를 배격하며 화합과 협력이 아닌 전쟁과 파괴로 이끌고 있는 것이죠.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도 마찬가지며 이스라엘에서 촉발된 중동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만이 문제가 아니고 보도조차 안 되는 내전이나 민족간 갈등, 무장 투쟁은 수도 없이 많은 것이 현실이죠.

미국이 유일강으로 세계 패권을 쥐고 미국은 제국이 아니었다는 순수함으로 세계에 기존의 문화를 탈피하고 새롭게 세계가 통합된 문화로 '인류애'라는 기치 하에 모이자는 통합론은 아직까지 성공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어쩌면 로마 제국 이후 로마가 유럽의 표준이 되었던 것과 같이 미국 제국이 주는 파급력이 과거의 그 제국들이 주던 것에 비해 미흡한 것일까요?

아니면 사상과 철학적으로 더 깊이 있는 내용이 나와야 할까요?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2024년 현재에서 앞으로의 가까운 미래를 내다보자니 전쟁과 분열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떠오르고 남북이 분단된 우리 한반도, 그리고 여러 나라의 패권이 얽힌 이 한반도 정세에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작은 불씨가 큰 불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스스로를 강건하게 지킬 수 있도록 자강불식해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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