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제공받아 지난달 우크라이나 공격에 쓴 탄도 미사일에 미국과 유럽 부품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Conflict Armament Research)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북한산 미사일 잔해의 290개 부품을 직접 조사한 결과, 부품의 75%는 미국 회사가 설계·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16%는 유럽 회사, 9%는 아시아 회사와 연결돼 있었다고 CNN은 소개했다. 이들 부품은 주로 미사일의 항법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들로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싱가포르, 스위스, 대만 등에 본사를 둔 26개 회사의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CAR은 북한산 미사일 부품의 제조사들이 의도적으로 북한에 제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이들 부품이 국제 중개상을 거쳐 북한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부품 회사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을 규제하는 국제적 수출통제망과 제재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AR 보고서는 "북한이 거의 20년간 유지되어온 제재망을 탐지당하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견고한 조달 네트워크를 개발"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CAR은 "2006년부터 탄도미사일 생산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받아온 북한이 작년까지도 (외국산) 부품 확보를 통해 첨단 무기 생산이 가능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CAR 조사에서 미사일을 신속히 생산해 배송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이 입증됐다고 CNN은 지적했다.
2021∼2023년 사이인 부품들의 제조 시기로 미뤄 볼 때 해당 미사일이 작년 3월 이후 조립돼 우크라이나전쟁 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작성일 : 24-02-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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