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슬슬 분기점을 넘었다고 판단하면 그때가서 개입해도 늦진 않죠. 1차대전도 2차대전도 이미 독일이 괴멸적인 타격을 받은 이후에 뒤늦게 참전했으니까요.
그동안 소련이나 영국, 아시아는 한국과 일본이 러시아와 중국의 전력을 소모해줄테고 적당한 때가 되면 자유와 평화 그리고 정의를 지키기 위한 미국이 결국 정의의 십자군으로서 불의를 참지 못하고 분연히 일어서 자유세계를 이끌어 주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며 나서겠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하기 한참 이전에 비슷한 실패(?)를 소련 시절의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먼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소련의 붕괴에도 영향이 있을 정도의 실패였고,
이어서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시절에도 아프카니스탄과 연관된 체첸반군과의 전쟁으로 고생했었습니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판 철수는 미군의 불간섭에 따른 "희망"이 아니라,
러시아의 아픈 상처를 되새기는 악몽으로 악영향이 높을 것 입니다.
특히 체첸반군과의 전쟁에서 미군은 소련-아프가스탄전쟁 때와는 달리
깊은 관여를 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긴 했으나 러시아는 정말 엄청 고생했습니다.
미국이 우크라니아 전쟁에 적극적인 관여를 하지 않을 것을 러시아가 알고 시작한 전쟁은 맞지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그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크라이나전쟁은 이전 러시아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내전(?)과 돈바스전쟁의 연장선에 있는 전쟁으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2021년에 발생한 훨씬 이후의 사건 입니다.
역사를 읽으셨다면 1차세계대전은 물론이고 2차세계대전도 그 시작은 미국과는 전혀 관계없었습니다.
1차세계대전에는 미국이 강대국으로 대접받지 못했고 미국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1차세계대전의 경제적인 효과가 미국을 강대국으로 만들어 준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시작에는 0.1%의 영향이 없었습니다.
2차세계대전도 미국이 전쟁시작은 물론이고 전쟁 자체가 발생한 원인에 0.01%도 포함되지 못합니다.
미국은 두번의 세계대전을 끝내는 것에는 99% 영향을 주었지만, 시작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미국이 전쟁시작 원인이 된 것 하나는 2차세계대전에서 일본과의 전쟁인데,
여기에는 글쓴분이 주장하는 것과는 반대로 미국을 포함한 4개국 ABCD동맹이 일본 경제에 대한 제재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 미국의 고립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한국전쟁은 그나마 에치슨 라인이라고 불려지는 선언 때문에 미국 고립주의와 연결될 순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고립주의라고 하기에는 미국의 영향력을 주도할 동북아 세력권을 일본으로 한정한 것이라서
우리 입장에서야 고립주의이지만 미국입장에서는 고립주의라고 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고립주의는 미국이 해외 세력권을 줄이자는 1차세계대전 초중반 시절로 비유해야 합니다.
작성일 : 24-02-12 21:00
조회 : 1,251
